“꼬박꼬박 국민연금 낸 우린 뭔가”…기초연금 인상에 뿔난 서민들 왜?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대폭 상향 전망
최근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 대상 기초연금을 기존 30만8000원에서 32만2000원으로 인상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오르고, 수령액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돈 한푼 안낸 기초연금 수령액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연금이 기초연금과 연계된 탓에 일정금액을 넘어서면 기초연금 수령액이 되레 줄어들 수 있다.
이와 함께 향후 국민연금 재정 상향뿐 아니라 상당 규모의 증세도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후원·국민연금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에서 연금 보험료 인상과 증세를 통한 재원 확보 등의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전 교수는 연금고갈 시점으로 예상되는 오는 2060년부터 재정 운영방식이 부과방식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9%인 연금 보험료율이 30% 이상으로 상향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만약 올해 연금보험료율을 올린다 해도 현재보다 2배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봤다.
전 교수는 만약 올해 증세를 한다면 현행 조세 수입의 10%를 초과하는 수준의 추가 수입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자격요건만 갖추면, 계속 인상되고 있는 기초연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최소 10년동안 의무적으로 납입하면서까지 ‘용돈 수준’의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내년 적용될 기초연금(32만2000원)의 150% 초과 시 기초연금을 최대 50%까지 삭감될 수 있다. 이러한 감액제도를 손질하지 않고, 기초연금만 인상하면 국민연금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영세 자영업자들의 이탈현상이 우려된다. ‘장기체납’을 하거나 ‘납부 예외자’가 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직장인 A씨는 “노후준비를 위해 십수년간 아껴서 국민연금을 부었는데, 오히려 이러한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건 이해가 안된다”며 “돈 한 푼 안내고 받는 기초연금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누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커다는 것이다. 기초연금 대상자를 줄여, 취약 노인에게 연금을 더 지급하라는 OECD 사무국 권고안의 정반대 길을 가고 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 수급자의 3분의 1은 OECD의 상대빈곤(중위소득 50%미만, 월 97만원) 기준으로도 빈곤한 노인이 아니다”라면서 “여유 있는 노인들이 의식주도 해결하기 어려운 가난한 노인과 똑같은 금액을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초연금은 절대빈곤(OECD 기준 월 58만원)에 노출된 노인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OECD는 한국이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줄이고, 지급액을 높이라고 권고했다. ‘선별적 복지’를 강화하라는 얘기다.
한편 정부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개혁도 내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국민연금은 현재 진행 중인 장기 재정추계 결과가 내년 3월 발표되면 이를 토대로 내년 10월까지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이전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손질하고 과대 외래 이용자의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등의 개편을 추진한다. 진료비 지불제도 다변화와 수가 결정구조 개편, 건강보험 투명성 강화 등 중장기 과제도 논의해 종합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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