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끼리 힘을 모으니 2배, 3배의 효과가 나오더군요"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신규 비즈니스 및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업무협약, 즉 MOU를 맺는 경우가 많다.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 기업들 역시 MOU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이어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레시핏과 푹하다 역시 MOU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열어가고 있는 청년 소상공인 기업이다. 레시핏의 정종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맞춤형 식단관리 플랫폼이 무엇인가
레시핏이라는 맞춤형 식단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내에서 영양과 음식 간의 조화, 선호도에 맞춰서 맞춤형으로 식단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원래는 지역아동 센터나 장기요양기관 같은 취약계층이 많은 곳을 위주로 만들어진 서비스였는데요. 아무래도 영양불균형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식품위생법에 의하면 50인 이상의 사업체에서는 영양사를 고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약계층이 많은 센터나 기관은 50인 이하가 대부분이고 영양사를 고용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지고 있죠. 이 곳들에서 누적된 빅데이터를 통해서 현재는 좀 더 영역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내 인구 50%가 영양불균형이라는 통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취약계층의 영양불균형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도 노력 중이라 들었다. 어떤 활동들을 해왔나
저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거든요. 오랫동안 교회,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며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기 위해서 요리 공부를 시작했고 그렇게 대기업이나 공기업, 국회에서 요리사로 오랜 기간 근무했습니다. 하지만 봉사활동 중 한 아이가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죠. 그 때 제가 영양에 대해서는 무지했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영양학에 대해 공부했죠. 그리고 지금은 창업까지 하게 됐구요. 창업 후에는 레시핏이라는 회사로서 저희가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알려야했기 때문에 경진대회도 많이 참여했습니다.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국무총리상), K-FOOD 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대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구요. 지금은 경기형 예비 사회적기업이고 무료급식소 기관의 따스한채움터에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푹하다라는 업체와 MOU를 맺은 것으로 안다. 어떻게 만나게 됐고, 함께 사업을 구상하게 됐나
저희가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서 이를 실물화할 수있는 팀이 필요했어요. 저도 쉐프 출신이다보니 주위에 쉐프 분들께 많이 물어봤습니다. 푹하다의 황경선 대표는 식당에서 경영지원 실무자로 오랜기간 일을 해오신 분이에요. 둘이서 쉐프 군단을 만들어서 제품화를 해보자라고 의기투합했습니다. 레시핏의 영양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프리미엄 도시락을 기획하게 됐구요. 그렇게 푹하다라는 업체가 탄생하게 된거죠.
MOU를 통해 각자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나
요즘 샐러드가게나 도시락가게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문제는 건강이나 영양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이런 가게들의 경우, 메뉴를 딱 정해놓고 쭉 판매하는 개념인 데에 반해 저희는 조금 다른 컨셉이죠. 레시핏은 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단을 짜기 때문에 영양가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푹하다는 쉐프 군단이다보니 메뉴를 구성하고 요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품화하는 데에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저희는 기존 가게들과 달리 매달 메뉴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에요. 제철재료도 그렇지만 매달 선호도가 높은 음식들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메뉴를 매번 다르게 구성할 수 있고 리스크도 줄일 수 있죠. 프리미엄, 다이어트, 벌크업 다 카테고리도 다르게 구성할 수 있구요. 요즘은 헬스장이나 장기요양 기관에서 업무협약 제의가 들어오는 편입니다.
식단 데이터는 어떤 것들을 고려해 구성되는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공데이터 예를 들면 식품 트렌드, 분기별 계절별 인기 판매 메뉴, 외식 소비 패턴 데이터, 전국단위 메뉴 통계 단위 소비 데이터 같은 것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영양과 관련된 데이터는 저희가 레시핏 플랫폼에서 자체적으로 수집하고 있구요. 저희 플랫폼 내 데이터들은 영양사들이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쌓인 데이터들입니다. 보통 영양사들이 업무를 할 때 조리법, 단가, 재고, 등등 다 따로 관리하고 있었는데 레시핏은 그것을 하나로 만들어서 프로그램화했습니다. 한마디로 영양사들이 우리 플랫폼 내에서 다 업무를 볼 수 있게 된거죠. 일주일 걸렸던 작업이 하루로 줄었다고들 하세요. 재고 재료 정보부터, 영양, 음식 간 조화, 선호도, 조리도구 보유여부까지 수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를 재가공해서 더 세밀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구요.
기술자도 아닌데 푸드테크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문제에만 집중했는데 결국 푸드테크 IT업체가 된 셈이다. 처음에는 외주용역에 의존했습니다. 그 때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했죠. 내가 원하는 대로 작업물이 나오지가 않더라.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소통도 어려웠고. 지금은 개발자를 잘 만나서 그 분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일을 함께 했기때문에 사업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요구사항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편이다. 마음맞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가정간편식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국내 레디밀(Ready Meal) 제품 시장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3조 7,6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가정간편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더 폭발적으로 성장했구요. 하지만 지금까지의 가정간편식은 대체로 간편함에 초점이 맞춰져있었습니다. 저희는 여기에 영양과 맛을 겸비해서 아직 잠재력이 큰 레디밀 시장을 공략한다면 성장성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고객들의 피드백도 좋은 편이고요.
제조, 판매 시설이 따로 있는지
네. 푹하다는 창업 후 경기도 부천에 자체 매장을 따로 냈습니다. 그곳에서 제조,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테스트 개념으로 시작을 했는데 소비자 니즈가 있음을 충분히 확인한 상태라 내년에는 더 큰 곳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단체 주문 및 대량 밀키트 위주로 전개해나갈 예정입니다.
고객들은 대체로 어떤 분들이 많나
식단관리, 체중관리를 하고 싶어하는 개인 고객들이 지금은 많다. 현재는 단체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서 확장을 더 해볼 계획입니다.
고객 반응이 궁금하다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는 식단관리를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다는 것입니다. 식단관리 하시는 분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질린다는 거에요. 우리는 매달 메뉴가 달라지고 제대로된 탄단지 섭취를 위해 재료 조화도 다양하게 구성하는 편이에요. 닭가슴살만 줄창 먹는다고 식단관리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좋은 것은 아니거든요. 여성 분들의 경우 식물성 단백질, 생선도 많이 드셔야합니다. 또 기호도에 따라서 메뉴 변화를 주는 것도 좋아하십니다. 원래 판매되던 메뉴가 있었는데 고객 피드백을 받고 자몽 드레싱으로 바꾼다거나 단백질을 이루는 재료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식이죠.
푹-하다와 레시핏의 공동 목표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절반이 영양 부족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 비율을 낮추는 것 목표에요. 식단관리라 하면 큰 맘을 먹어야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희가 접근성을 낮추는 데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근거있는 식단과 음식을 먹는 것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건강해지고 나아가 대한민국도 건강해지는 것이 공동 목표입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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