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강타한 맹렬한 겨울폭풍…성탄전야 18명 사망·170만가구 정전(종합)

김예진 기자 2022. 12. 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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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크리스마스 연휴 시작되면서 '폭탄 사이클론' 폭풍이 생명 위협
일부 주에서는 온도 조절 장치 낮추는 등 주민들에 자발적 절전 요청
항공편 23일 5700편 이상 결항…24일에도 1900편 이상 운항 취소

[뉴욕=AP/뉴시스]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버팔로에서 3명의 시민이 눈보라 속을 걷고 있다. 폭설과 강풍으로 가시거리가 제로에 가까운 '화이트아웃'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버팔로에는 이날 70㎝ 이상의 눈이 쌓였다.


[서울=뉴시스] 김예진 박준호 기자 = 24(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맹렬한 겨울 폭풍이 몰아쳐 170만 가구의 가정과 기업에 정전이 발생했다. 18명이 사망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추가 정전이 휴가 및 여행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해야 했다.

AP통신과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 대부분을 뒤덮은 눈보라, 얼어붙는 비, 혹독한 추위로 인해 메인주에서 시애틀까지 전력을 끊겼고, 주요 전력망 운영자는 미국 동부 전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6500만명의 사람들에게 단계적 정전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뉴욕의 버팔로 지역에서는 폭설과 때로는 시속 60마일 이상 강풍으로 인해 23~24일 가시거리가 제로에 가까운 '화이트아웃' 현상이 벌어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에는 시속 65마일의 강풍이 불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30㎝ 이상 눈이 더 내릴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 관리들은 얼음과 눈으로 덮인 도로에서의 자동차 충돌, 폭풍 등의 영향으로 최소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역대급 눈보라 때문에 긴급 구조원이 접근할 수 없었던 뉴욕주 버팔로 외곽 거주지에서 사망한 2명이 포함된다.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PJM 인터커넥션은 추운 날씨에 발전소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13개주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PJM은 델라웨어주,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켄터키주, 메릴랜드, 미시간주, 뉴저지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테네시주, 버지니아주, 웨스트버지니아주 및 워싱턴 DC의 전체 또는 일부를 포함한다.

PJM 인터커넥션은 13개주 주민들에게 온도 조절 장치를 낮추고 스토브 및 식기 세척기 같은 주요 가전 제품의 사용을 미루고 필요하지 않은 조명을 끄도록 긴급 요청을 발령했다. 상업용 및 산업용 전력 사용업체에도 절전을 당부했다.

테네시주와 주변 6개 주의 일부 지역에서 1000만명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테네시밸리당국은 24일 지역 전력 회사들에게 "전력 시스템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계획된 중단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뉴잉글랜드 6개주 전역에서 이날 아침 거의 40만명의 전기 사용자들이 정전 상태를 유지했으며 일부 전력회사들은 전력이 복구되기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전 집계 전문 사이트 파워아웃티지(PowerOutage.us)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41만5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24일 새벽까지 170만 가구 이상의 가정과 기업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전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시애틀=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진 자동차 한 대가 도로변에 처박혀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을 덮친 겨울 폭풍으로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하는 등 연휴 여행객들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22.12.25


전국적으로 이번 폭풍으로 고속도로가 폐쇄됐으며 충돌, 노출, 폭풍 피해 등으로 21일 이후 7개 주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 23일 약 6명이던 사망자가 하루 만에 3배로 증가했다.

버팔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은 24일 오전까지 폐쇄되고 일부 도로는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폐쇄되는 등 뉴욕 서부 일부 지역의 교통에 영향을 미쳤다. 24일 아침까지 버팔로에 있는 거의 모든 소방차가 발이 묶이고 눈에 갇혔다.

버팔로에서는 최소 3명이 사망했다. 3명 중 2명은 집에서 의료 응급상황을 겪었는데, 눈보라 상황 속에서 구조대원들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구조되지 못해 숨졌다. 24일 기준 버팔로에는 28인치(약 71㎝)의 눈이 쌓였다.

오하이오 턴파이크에서는 차량 50여대가 연쇄 추돌해 4명이 숨졌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는 운전자가 개울에 미끄러져 숨졌고, 다른 3명은 얼어붙은 캔자스 북부 도로에서 별도의 충돌 사고로 사망했다.

미국 버몬트주의 한 여성은 강풍에 의해 부러진 나무가 집에 떨어져 사망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경찰은 영하의 기온과 눈이 내려오면서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폭풍은 캐나다 부근 오대호에서 멕시코 국경을 따라 리오그란데까지 뻗어 거의 전례가 없는 범위였다. 미국국립기상청은 미국 인구의 약 60%가 일종의 겨울 날씨 주의보나 경고를 받았고, 로키 산맥 동쪽에서 애팔래치아 산맥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얼어붙는 비는 태평양 북서부의 많은 지역을 얼음 층으로 덮었으며, 북동부의 사람들은 해안 및 내륙 홍수의 위협에 직면했다.

미국국립기상청은 "이번 주말 미국 중부와 동부 전역에 걸쳐 찬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는 상황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 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 등에 따르면 23일 5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었고 수천 편의 항공편이 더 지연되었다. 또 24일에는 미 전역에서 1900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캐나다에서는 웨스트젯(Westjet) 항공사가 토론토 피어슨 공항의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기상 예보관들은 강력한 폭풍으로 대기압이 매우 빠르게 떨어질 때 '폭탄 사이클론'이 오대호 근처에서 발생해 강풍과 눈을 포함한 눈보라 상태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주말 동안 플로리다주의 많은 지역에 '희귀한' 동결 경보가 발령되면서 플로리다주의 사람들조차도 비정상적으로 추운 날씨에 대비해야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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