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내치지 못한 ‘파우치’…NIAID를 떠나다

이효연 2022. 12.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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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fired (해고됐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TV쇼에서 만들어낸 유행어입니다.

이어 트럼프는 "코로나19가 그냥 미국을 지나가도록 하자"는 발언을 했고, 파우치는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직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급기야 자신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를 지적하는 언론에, '가짜 뉴스'라며 "파우치를 해고하라(FireFauci)"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을 리트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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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사진 제공 : AP 연합뉴스)


You are fired (해고됐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TV쇼에서 만들어낸 유행어입니다. 그런 그도 마음대로 경질하지 못한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입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인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입니다. 과학과 원칙에 근거해 코로나19 대응을 해온 '미국의 방역 수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반목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둘의 갈등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2개월도 안 돼 터져나왔습니다. 2020년 2월, 코로나19의 공포감이 극에 달한 시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독감과 동일하게 봐야한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치명률이 독감 보다 몇배는 높다고 반박합니다. 그러면서 백신도 최소 1년 이내에는 구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2020년 12월 2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NIH 의료센터에서 미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제공 : AP 연합뉴스)


초기에는 트럼프도 파우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같았습니다. 2020년 4월 12일 부활절까지 미국의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를 꺽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한 것에는 파우치의 힘이 컸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내 인내심을 잃고 맙니다.

2020년 4월 초, 트럼프는 마스크 쓰기를 공개적으로 거부했습니다. 이어 트럼프는 "코로나19가 그냥 미국을 지나가도록 하자"는 발언을 했고, 파우치는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직언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급기야 자신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를 지적하는 언론에, '가짜 뉴스'라며 "파우치를 해고하라(FireFauci)"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트윗을 리트윗합니다.

2020년 5월부터는 둘의 대립이 본격화합니다.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싶은 트럼프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파우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가 있다는 트럼프와 이 약은 효능도 없고 부작용이 크다는 파우치가 맞섰습니다.

이 시기부터 미국의 언론들은 과학의 영역에 있어야할 방역이, 진영 논리로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봤습니다. 마스크를 쓰면 '반 트럼프', 안 쓰면 '친 트럼프'가 됐습니다.

트럼프를 상대로 바른 소리를 쏟아내는 파우치의 인기는 날로 치솟았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를 조롱했습니다. 심지어 파우치 가족들까지 살해 위협을 받게 됩니다.

선거 유세, 스포츠 행사, 독립기념일 행사, 등교재개…. 모든 이슈마다 트럼프는 파우치를 흔들었고, 파우치는 트럼프에 쓴소리로 직격했습니다.

파우치에 대한 트럼프의 독설은 그야말로 '끝'을 보게 됩니다. 2020년 10월 트럼프는 "파우치는 재앙", "사람들은 파우치와 멍청이들의 얘기를 듣는 것에 진절머리를 낸다"고 악담을 합니다.

그랬던 트럼프도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순간까지, 파우치를 경질하지 못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파우치는 NIAID 소장에 유임됩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020년 7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뉴욕 양키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시구하고 있다. (사진제공 : AP 연합뉴스)


파우치는 올해 81세입니다. 1984년부터 38년 간 NIAID 소장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모두 7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등 미국의 감염병 위기를 늘 함께 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올해를 끝으로 NIAID 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납니다. 파우치 소장은 "나는 진실이 불편하거나 정치적으로 곤란한 것일지라도 언제나 있는 그대로를 대통령과 고위 정부 당국자들에게 말했다"고 스스로를 회고했습니다.

지난달 있었던 고별 브리핑에서 "퇴임은 하지만 은퇴는 아니다"라고 말했던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한마디는 바로 "백신을 맞아달라"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효연 기자 (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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