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전야 미사…“전쟁에 지치고 가난한 사람들 기억”

이현수 2022. 12. 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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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바티칸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 전야 미사를 주재하며 아기 예수상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전쟁에 지친 사람들과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자고 전 세계에 촉구했습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참석 인원이 제한됐던 2020년·2021년과 달리 올해 성탄 전야 미사에는 약 7000명의 신자들이 성베드로 대성전을 찾았습니다. 4000명의 신자들은 성베드로 광장에서 야외 스크린으로 성탄 전야 미사를 함께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와 권력에 대한 갈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그들의 이웃과 형제, 자매까지도 소비한다"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전쟁을 보았는가, 그리고 오늘날에도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가 얼마나 많은 곳에서 경멸 섞인 취급을 받고 있는가"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교황은 거의 모든 공개 석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론하며 전쟁의 잔혹성과 러시아의 명분 없는 침략을 비난했지만 이날 성탄 전야 미사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교황은 약자들을 돌아볼 것을 촉구하면서 사람들에게 낙담하지 말고 용기를 내자고 밝혔습니다.

교황은 "돈과 권력, 쾌락에 굶주린 세상"이라며 "두려움, 체념, 낙담에 지배되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또 예수가 마구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상기한 뒤 "예수는 가난했다. 그러니 권력에 굶주리지 말자. 삶에서 진정한 부는 돈과 권력이 아니라 관계와 사람들에게서 온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지난 14일 수요일에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 파티를 여는 것은 좋지만 선물 지출을 줄여서 절약한 돈을 도움이 필요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보내자"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올해 성탄 전야 미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거행됐습니다. 전통적으로 성탄 전야 미사는 자정에 열리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야간 통행 금지령으로 인해 교황청은 성탄 전야 미사를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 30분으로 앞당겼습니다.

이현수 기자 so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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