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린다 손떨려”…카드사 신용대출 금리 15%대로 치솟아

대출금리 두달새 1.26%p 껑충
중·저신용자 이자부담 더 커질 듯

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걸린 대출 금리 안내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카드사와 캐피털사들이 최근 한두달 사이 신용대출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드·캐피털사 20곳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5.65%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0.74%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카드사와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의 신용대출 금리 평균치가 15%대를 기록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0월 여전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4.91%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전월 대비 상승 폭이 0.52%포인트를 기록해 컸는데 10~11월 두 달 만에 1.26%포인트가 오른 셈이다.

그간 여전사 신용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변동에 비교적 덜 민감하게 반응했던 감안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여전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7월(13.96%)까지만 하더라도 13%대를 유지했다. 기준금리가 0.50%였던 지난해 8월(13.48%)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일부 여전사는 올해 대출금리 수준을 낮추기도 했다. 조달금리가 상승했으나 인터넷전문은행과 중·저신용자 대출을 놓고 경쟁하면서 여전사들은 대출 금리 인상보다 마진 축소로 버텨온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도 주요 여전사들은 대출 금리를 유지했으나, 지난 10월 레고랜드 사태 후 상황이 변했다.

신한카드는 신용평점 601∼700점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를 지난 9월 14.65%에서 11월 18.25%로 조정했다. 두 달 만에 3.60%포인트 올린 것. 이 기간 701∼800점도 13.26%에서 16.49%로 3%포인트대 인상이 이뤄졌다.

현대캐피탈도 801∼900점 고객의 대출금리를 지난 10월 14.71%에서 11월 16.14%로 상향했다. 같은 기간 900점 초과 고신용자 대출금리는 12.41%에서 14.60%로 2.09%포인트 올렸다.

여전업계에서는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대형사들마저 신용대출 상품의 ‘디마케팅’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마케팅은 고객들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을 뜻한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은 고객의 예금을 받아 돈을 빌려주지만, 여전사들은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발행하지 못하면 대출 재원을 확보할 수 없다.

또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여전사들이 대출 부실화를 경계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부 회사의 경우 신용평점 600점대 고객에게 법정 한도 수준인 19.9% 금리를 적용하는 등 일정 신용점수대 밑으로는 사실상 대출을 중단했다.

여전사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법정 최고 수준인 20%에 가깝게 올리고 있는 만큼 중·저신용자나 개인사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