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의 곡예주행 '아찔'···알고보니 음주 아닌 '저혈당 쇼크'

지난 7일 경북 경산시의 한 고속도로에서 택시 한 대가 30분 넘게 차선을 좌우로 넘나들며 위험천만한 주행을 펼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MBN 갈무리

[서울경제]

택시가 고속도로에서 30분 넘게 차선을 좌우로 넘나들며 위험천만한 주행을 펼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택시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야 겨우 멈췄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의심했으나 알고 보니 ‘저혈당 쇼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MBN에 따르면 지난 7일 경북 경산시의 한 고속도로에서 택시 한 대가 지그재그로 차선을 넘나들며 위태롭게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택시가 옆 차량과 부딪칠 뻔하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이어졌다. 예측 불가능한 택시의 움직임에 뒤따르던 차들이 피해 다니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지난 7일 경북 경산시의 한 고속도로에서 택시 한 대가 30분 넘게 차선을 좌우로 넘나들며 위험천만한 주행을 펼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MBN 갈무리

이 택시를 경찰에 신고한 후 뒤따라간 A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30분 정도 따라갔다”며 “진짜 사고가 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택시는 결국 가드레일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그런데 해당 택시기사는 음주운전을 한 게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감지해보니까 음주는 해당 사항이 없고, 이분이 저혈당 쇼크가 와서 갑자기 막 어지러우니까 (비틀거리며 운전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경남 창원시에서 한 시내버스 기사가 운행 중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고 맞은편 화물차를 들이받아 화물차 운전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MBN 갈무리

앞서 경남 창원에서는 시내버스 기사가 운행 중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고 맞은편 화물차를 들이받아 화물차 운전자가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혈당증은 당뇨 환자 45%가 경험하는 증상인데, 심한 경우 쇼크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MBN에 “저혈당 쇼크가 오게 되면 의식이 뚜렷하지 않고 식은땀이 나면서 마치 음주운전 상태처럼 공간 감각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탕만 먹어도 당을 높일 수 있다며 전조증상이 왔을 때 재빠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미경 인턴기자 mic.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