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선입견들[학생선수를 살리자④]

김세훈 기자 2022. 12. 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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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선수 관련 이슈를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하려면,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그릇된 선입견을 극복해야 한다. 선입견에 매몰돼 이성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면, 학생 선수 관련 논의는 ‘학생 선수 vs 일반학생’, ‘운동 vs 학업’ 등 두 가지 개념이 대립하는 식으로만 간주하고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만다. 운동, 교육에 대한 철학적, 사회적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운동은 특별한 게 아니다 : 운동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교육자,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 지도자부터 먼저 극복해야 하는 선입견이다. 학생 선수 측은 일반 학생과 다른 처우를 원해서는 안 된다. 학습 인정 일수, 정규수업 등에서 과도한 예외를 원하는 것도 무리다. 학생 선수도 학생이다. 다만 교과 학습보다는 조기 취업을 원할 뿐이다. 교육계도 운동을 입학,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운동은 미술, 음악, 수학, 외국어, 과학 등 수많은 재능 중 하나다.

■몸으로 하는 건 천한 게 아니다 : 과거 연예인은 ‘딴따라’라는 말을 들으며 광대로 취급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청소년들 최대 꿈이 연예인이 되는 것이다. 운동선수들도 ‘돌대가리’, ‘족쟁이’ 등으로 평가절하됐다. 그런데 현재 초등학생 첫 번째 꿈이 운동선수다. 과거 우리 사회는 음악, 미술, 기술, 무술 등을 다소 천하게 봤다. 숭문배무사상, 문신정권 역사,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현상들이다. 세계적인 교육학자 겸 철학자 켄 로빈슨은 “몸은 머리를 운반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말인가”라며 “체육은 상위 교과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부는 시한폭탄이 아니다 : 운동부를 사고뭉치로 보는 관점이 교육계에는 팽배해 있다. 운동부 관련 사고가 생기면 언론도 대서특필한다. 문제가 있는 운동부도 있지만 그게 운동부 전체로 일반화해서는 곤란하다. 운동부는 선후배 간 규율, 지도자 관리 속에서 약간 경직된 게 있지만 일탈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일반 학생들이 음주, 흡연, 과도한 컴퓨터게임, 폭력 등에 더 노출돼 있다. 무조건적 합숙 반대, 비현실적인 학습 강요는 운동부를 교화대상으로만 보는 선입견에서 나온 탁상공론들이다.

■학교는 모든 걸 해볼 수 있는 유토피아여야 한다 : 학교는 미래 전체를, 학생들의 모든 욕구를 담을 수 없다. 그걸 학교가 할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과거 사회발전이 더딘 시기에는 교육이 사회를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이 사회를 따라가기도 벅차다. 시선이 학교 안에만 머무는 교육계가 학생들이 바라는 꿈을 임의로 재단하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 기성세대는 미래를 예측할 수도 없고, 직면하지도 않는다. 알지 못하는 미래에 맞서 생존해야 하는 것은 학생들 몫이다. 손흥민 부친 손웅정씨는 “자유라는 연료가 타야 창의력이 나온다”고 말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한 가지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걸 경계했다. 다양한 동물을 놓고 “공정한 선발을 위해 나무에 가장 먼저 오르는 동물에게 좋은 점수를 주겠다”는 한 장짜리 그림이 울림을 준다.



■기억해야 하는 격언들 :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한 가지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걸 경계했다. 여러 동물들을 놓고 “공정한 선발을 위해 나무에 가장 먼저 오르는 동물에게 좋은 점수를 주겠다”는 한 장짜리 그림이 울림을 준다.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은 2018년 “우리 자녀들은 앞으로 기계와 경쟁해야 한다”며 “지식에서는 기계를 이길 수 없다. 기계가 할 수 없는 팀워크, 상호 보호, 독립적 사고 등을 심어주기 위해 음악(music), 미술(painting), 체육(sports)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켄 로빈슨은 “명령하는 식(Command Control)이 아니라 환경을 조성하는 식(Climate Control)으로 교육해야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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