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수의 삼라만상 97] 한해 끝자락 한겨울 남대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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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막 끝자락에 한겨울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갔다.
예전처럼 사람들은 없지만 여전히 어릴 적 시장의 풍경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시장, 모퉁이의 연탄 화덕의 구운 가래떡의 맛과 배고픔을 이길 때 사람들 사이로 느껴지던 추위는 여전히 세월의 바람과 같다.
팬더믹 시절에 내년부터는 금융위기로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2022년 마지막 끝자락에 예전 같지 않은 남대문에서 내년의 희망과 모두의 안위를 걱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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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마지막 끝자락에 한겨울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갔다. 예전처럼 사람들은 없지만 여전히 어릴 적 시장의 풍경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했다.
성인이 되어 이 자리에 다시 서보니 이젠 삶의 터전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느낀다. 이제는 나도 성인이 되어 세상의 모든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그림의 한 모습으로 들어가 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시장, 모퉁이의 연탄 화덕의 구운 가래떡의 맛과 배고픔을 이길 때 사람들 사이로 느껴지던 추위는 여전히 세월의 바람과 같다.
어린 시절 그 배고픔…. 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의 허전함은 왜일까? 아직도 찾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 속의 미로 같은 길을 계속 가고 있다. 언제나 채워질까?
남대문을 벗어난 명동의 초입으로 와보니 고구마, 땅콩, 여러 종류의 그렇게나 먹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맛나들이 손님을 기다린다. 이제는 그다지 배고프지는 않지만, 청소년 시절의 코스모스 백화점 명동 나들이가 떠오른다.
나와는 달랐던 화려한 색감의 멋진 사람들...이젠 그 사람들도 나만큼 많이 색이 닮았다. 세월의 회색빛과 파라이트 가스등의 도로변의 상인들과 모두 인생의 한 길로 사라졌다.
겨울 바람의 작은 나라 남대문과 명동을 나만의 펜으로 다시 옮겨보았다. 떠나온 시골에서 우리는찾지 못한 기억들을 다시 들고 왔고 그날처럼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팬더믹 시절에 내년부터는 금융위기로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데 2022년 마지막 끝자락에 예전 같지 않은 남대문에서 내년의 희망과 모두의 안위를 걱정해본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만화가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은?
30년 넘게 애니메이터로 만화가로 활동을 해왔다. 현재 자신의 원작 OTT 애니메이션 '알래스카'를 영화사 '수작'과 공동으로 제작 중이며 여러 작품을 기획 중이다. 그림과 글과 엮어낸 산문집 '토닥토닥 쓰담쓰담'을 2022년 1월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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