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조심? '간'을 위험에 빠뜨리는 뜻밖의 식품들
'간 건강'을 위해 술만 조심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 당연히 음주를 절제해야 하지만 간경화,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위험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들도 간에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간을 위험에 빠뜨리는 뜻밖의 식품들에 대해 알아보자.
1) 철분제, 철분 강화 식품 등
흔한 영양제 가운데 하나가 철분제다. 어지러움 등 빈혈 증상이 있으면 몸속 철분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철분제를 먹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몸속 철분이 너무 많아지면 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양의 철이 간에 쌓여 간경화를 일으킨다. 간경화증과 관련이 있는 사람은 철이 많은 붉은 고기나 간, 철분 강화 시리얼 등도 피해야 한다(질병관리청 자료). 철분제 복용 전에 몸속 철분량을 살펴보고 의사와 상의하여 원인질환부터 파악해야 한다.
2) 비타민 A-D-E, 셀레늄 등 영양제의 과도한 섭취
적절한 양의 비타민제, 항산화제는 간 손상과 간경화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비타민 A나 D 같은 경우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면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비타민제 복용량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먼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약사와 상담할 때는 자신의 몸 상태, 질병 등을 얘기하고 복용량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게 좋다. 건강을 위한 영양제가 독이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3) 몸에 좋다고 먹었는데... 약초, 건강기능식품
약초 혹은 약초를 달인 물, 그리고 기타 건강기능보조식품들은 사람에 따라 몸 안에서 화학 작용에 영향을 미쳐 건강에 해로운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약초나 건강기능식품 등의 불필요한 복용은 삼가야 한다. 또한 한약이나 양약 등도 부적절하게 복용하면 심각한 간질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병이 있다면 의사와 먼저 상담해야 한다.
4) 곰팡이 핀 견과류
겨울에는 음식 보관에 신경을 덜 쓰는 경우가 있다. 난방이 된 사무실이나 거실에 견과류를 오래 두고 먹는 것이다. 견과류나 콩류 등을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경우 아플라톡신(Aflatoxin B)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간암을 유발하는 1군(Group 1) 위험요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플라톡신에 오염된 음식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견과류 등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 수시로 꺼내 먹는 게 안전하다.
5) 동물성 지방 과다 섭취 등... 술 안 마시는 사람이 지방간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고 운동에 소홀하면 비알코올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 간질환을 앓는 것이다. 최근 비만, 대사 증후군이 급증하면서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지방이 간에 쌓여 결국 알코올(술)에 의한 지방간과 유사한 경과를 밟게 되면서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6) 간경화, 간암 예방법... 먼저 B형 간염 예방 접종 체크
B형이나 C형 간염과 같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은 간경화, 간암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다. 일부 중년 이상의 연령대는 예방 접종을 안 한 경우가 있다.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만성 간염이 길어질수록 염증이 악화돼 간경화, 간암 등으로 발전할 위험이 증가한다. 국내 간암 환자 중 75% 정도가 B형 간염바이러스, 10% 가량이 C형 간염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만성 C형 간염의 10~15%, 만성 B형 간염의 5~10% 정도는 간경화로 진행한다.
간경화도 악화되면 간 이식을 해야 하는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간경화는 국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2019년에 전체 사망 원인 중 8위, 남자 사망 원인 중에서는 6위였다. 간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더욱 위험하다. 피로, 복부 불쾌감, 황달 등이 나타나면 꽤 진행된 경우다. 역시 간 건강에는 지나친 음주를 삼가야 한다. 국가암예방수칙에는 간암 예방을 위해 술은 한 잔도 마시지 말라고 나와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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