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 회복…2023년 가상자산, 2019년도 닮는다 [어떻게보십니까 2023 - 가상자산]

2022. 12. 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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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하반기 회복 전망…FTX발 우려 완화돼야
이더리움, 5~6월 약세 후 반등 가능성
리플-SEC 소송, 알트코인 운명 좌우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올해 혹독한 '크립토 윈터'를 겪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이 내년에는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하락을 주도한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 대형사고가 재발할 경우 5000달러선까지 내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주권 국가의 비트코인 수용이 늘고 제도권화로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면서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1조~1조 5000억 달러 구간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가상자산 가격과 무관하게 우수한 인력 유입은 꾸준히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지금까지 가상자산 기술 쓰임새의 장애요소인 네트워크 확장성 문제나 기관 자금 진입의 걸림돌인 자격증명 등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가상자산의 대중화를 위한 기술보완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하며, 가상자산 펀더멘털의 개선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2023년은 2019년과 매우 유사한 양상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2018년 폭락장의 트라우마로 인해 이듬해인 2019년까지도 '크립토 윈터'의 일부로 기억하지만, 실제 그해 비트코인 수익률은 +92%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등 대표적인 가상자산은 내년 장기적인 투자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지 시험대에 선다.

비트코인의 경우 거시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추가인상 여부가 중요하다. 이미선 빗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기준금리는 현 4.50%에서 내년 상반기 중 5.25%까지 오른 후 금리인상이 종료되는 시나리오를 베이스로 보고 있다"며 "내년 2분기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추가적인 파산 등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은 추가 금리인상 우려 완화,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 2024년 비트코인 반감기 기대 등으로 현재 가격 대비 완만한 회복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크립토 고유의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FTX 파산 이후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대규모 인출이 발생하고 바이낸스사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마자르사가 준비금 증명 감사를 돌연 중단한 점, USDC 출금이 일시 중단된 점 등은 바이낸스에 대한 시장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확실성들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내년 금리인상 관련 우려가 완화되더라도 비트코인 가격 회복의 폭이 제한될 수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상하이 하드포크(기존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종류의 가상자산을 만드는 것)는 내년 3월, EIP(Ethereum Improvement Proposal)4895 기능 추가는 내년 5~6월 중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EIP4895 기능이 구현되면 비콘체인(이더리움의 거래 검증 시스템)에 예치(스테이킹)된 이더리움 인출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언스테이킹(Unstaking)된 물량이 매도로 출회될 수 있다는 점에서 5~6월 전후 이더리움 약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언스테이킹이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이더리움에 대한 신뢰도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미국의 규제 흐름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리플과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이더리움을 제외한 알트코인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며, 가상자산 관할권을 둘러싼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주도권 다툼도 어느 정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소송 결과는 내년 3월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리플 커뮤니티 변호사 인터뷰에 따르면 약식 판결 결과가 4~5월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리플 소송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심리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C가 승소할 경우 거의 모든 알트코인이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리플의 증권성이 인정될 경우 리플을 포함한 증권형 토큰들은 대거 기존 증권 거래소나 대체거래소(ATS)에서 취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리플이 승소할 경우, 다양한 가상자산들이 SEC의 증권성 관련 규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고 추후 도입될 입법에 따라 CFTC의 관할에 놓이게 될 것이다. CFTC는 SEC보다 업계 플레이어들이 체감할 규제의 수준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내년 반등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올해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 가상자산 시장의 계단식 하락을 주도한 대형 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60% 이상 폭락한 비트코인 시세가, 또다시 60% 이상 추가 폭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에릭 로버트슨 SC 글로벌 리서치국장은 '2023년 금융시장에서 깜짝 놀랄 일들'이라는 보고서에서 "기술주와 함께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급락할 것"이라면서 "점점 더 많은 가상화폐 회사와 거래소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져 추가 파산이 발생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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