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증시 바닥”…10년 이끈 ‘팡’이 가고 ‘뉴팡’이 뜬다 [어떻게 보십니까 2023 - 서학개미]
에너지, 항공·방위산업, 농업, 금속·광물 등 내년 증시서 ‘스타’ 부상
S&P500 저점 3000 전망…현재 대비 최대 22.6% 하락 가능
내년 ‘뉴팡’ 강세 전망…에너지·방산·원자재 관련株
글로벌IB·펀드매니저, 한목소리로 中 주식투자 의견 상향조정
‘코로나 정점’ 1분기 저점 후 2분기 후 상승 강도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022년은 투자자들에겐 결코 녹록지 않은 한 해였다. 약세장을 면치 못했던 국내 증시에서 곤경에 처했던 투자자들이 미국·중국 증시로 활로를 찾아 떠났지만 이들 모두에겐 장밋빛 결과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기간에 미 증시 급등을 주도했던 빅테크주(株) 주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초고속 인상에 속절없이 떨어졌다. 중국 증시 역시 ‘제로(0) 코로나’로 불리는 초고강도 방역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1인 지배’가 확고해진 시진핑(習近平) 3기 체제 등 정치적 리스크에 하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2023년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 역시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연준이 경기침체 시그널 속에서도 ‘매파(긴축 선호)’적 태도를 이어갈 것이란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방역 완화를 통한 ‘리오프닝’이 본격화되고, 각종 친(親)시장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서만큼은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투자 비중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은 내년에 더 강해질 전망이다. 내년 미 증시는 5%대의 기준금리를 오랜 기간 지속하겠다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의지와 ‘경착륙’식 경기침체 가능성 간 줄타기 속에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은 2024년에야 ‘피봇(Pivot·금리인하)’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은 내년 하반기 중 피봇을 예측하며 움직이고 있다”며 “당국과 시장 간 괴리 속에 증시의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전문가는 내년 미국 증시가 ‘바닥’을 찍을 것이라 한목소리로 예측한다. 다만 현재 시점부터 얼마나 더 내려가야 바닥일지, 그리고 바닥에 닿는 시점이 언제일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는 내년 1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3000~3300대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현지시간 21일) 대비 최대 약 22.6%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BNP파리바는 내년 2분기께 S&P500지수가 3000 부근에서 바닥을 찍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에선 미 증시가 바닥을 찍은 후 빠르게 회복하는 ‘V자’형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데이비드 포크츠-란다우 도이체방크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대표적이다. 다만 헤지펀드 피코닐파트너스의 빌 하니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의 피봇 가능성이 줄어든 만큼 S&P500지수가 향후 18~36개월간 3500~4400 박스권에 갇히게 될 것”이라며 “주기적 반등은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10년 넘게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이어온 5개 대형 기술주인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약세는 내년에도 되돌릴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평가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증시를 이끌어온 주도주는 또다시 주도주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대신 ‘뉴팡(New FAANG)’이 내년엔 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뉴팡은 에너지(Fuel), 항공·방위산업(Aerospace and Defence), 농업(Agriculture), 원자력·신재생에너지(Neclear and Renewable), 금과 금속·광물(Gold and Metal)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다.
하니시 CIO는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경우 광고, 소매, 서비스 관련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얼마나 악화되든 수익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고속인터넷과 청정에너지 같은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음표’가 달리는 미국 증시와 달리 중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평가는 ‘느낌표’에 가깝다. 블룸버그·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일제히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인 펀드매니저들의 시각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7일까지 블랙록, 골드만삭스, 아문디 등의 펀드매니저 134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중국 증시 매수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방역 완화와 경기부양이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 대해 시장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저점 대비 상하이종합지후는 약 10%, 홍콩 항셍지수는 35%,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36% 뛰어올랐다.
현재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은 중국 증시가 1분기에 저점을 찍고, 2분기 이후 갈수록 상승 강도를 높여갈 것이란 점이다. ‘위드 코로나’를 겪어본 주요 선진국의 경험상 1분기 중엔 본토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유행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가 조정에도 리오프닝은 비가역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이연 소비 확대와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란 점에서 1분기 주가 조정이 나타날 경우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목할 업종은 내수소비재와 과잉 재고 해소 우려가 기대되는 반도체, 철강, 기계 등 원재료·중간재업종이다. 소비재의 경우 음식료, 의류, 제약, 전자상거래(빅테크), 항공 등의 업종이 유망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는 리오프닝에 따른 소비재업종이 시장 주목을 받겠지만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산업재시장에도 기류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융기그린에너지와 중국석유화학 등을 꼽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값 전망 확 달라졌다…전문가 60% 내년 상반기에 바닥 [어떻게 보십니까 2023-집값]
- 배달 종사자, 월 25일 일하고 381만원 번다… 절반은 '사고 경험'
- “25세 여대생이 25톤 트럭 운전?” 그녀들 사연에 1만명 몰렸다
- “내 폰 순식간에 초록줄 쫙쫙” 175만원짜리 아이폰 먹통, 왜 이래?
- 송중기 "사랑하는 우리 케이티"…여친 지목된 英배우 누구?
- “벌레인 줄 알았다” 기둥타고 오르는 ‘이놈?’…세계 최고 속도 한국 ‘스파이더 로봇’
- [르포]“500원 올릴까 고민하다 폐업합니다” 한숨 가득한 노량진의 연말
- "성범죄 야기" vs "이중잣대 그만"…다시 불붙은 '리얼돌 수입' 논란
- “창업하면 남들은 얼마 벌어?”, 알고보니 가까스로 최저임금
- 당장 분유·쌀 걱정...미혼모가정 덮친 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