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는 알뜰폰에 깊어지는 통신 3사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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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대가 인하 정책이 눈길을 끈다. 알뜰폰 기업들은 이동통신사의 이미 구축된 설비와 망을 도매로 빌려서 각자 브랜드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게 지급하는 망 사용료와 같다.
종량제 방식 도매대가는 메가바이트(MB)당 1.61원에서 1.29원으로 19.8% 저렴해지고 음성은 분당 8.03원에서 6.85원으로 14.6% 인하된다. 단문 메시지는 건당 6.03원으로 작년과 같다.
종량제는 알뜰폰 업체가 사용량에 맞춰 이동통신사에 도매대가를 내는 방식인데 이번 정부 정책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해졌다. 알뜰폰 사업자가 앞으로 자체 요금제를 구성하는 데 있어 여력이 생긴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이미 설계된 요금제를 통째로 제공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수익 배분 대가'(RS) 역시 대가율이 1~2%p씩 인하됐다.
SK텔레콤이 알뜰폰 업체에 제공하는 LTE 요금제는 월 4만3000원 2.5기가바이트(GB) 요금제 대가율이 43.5%에서 42.5%로 내려갔고 5G 요금제는 월 6만9000원 110GB 요금제 대가율이 62%에서 60%로 낮춰졌다.
예를 들어 알뜰폰 사업자가 SK텔레콤의 6만9000원짜리 110기가바이트(GB) 요금제를 다시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 망 사용료로 4만2780원(62%)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2%포인트 줄어든 4만1400원만 지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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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통합전자결제 서비스 기업 KG모빌리언스 등이 시장 진출을 앞둔 가운데 이러한 활성화 대책이 본격화되면 더 많은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는 탓이다. SK텔레콤이 지난 14일 가족결합 가능 등 온라인 요금제 개편안을 선보인 것도 이 같은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10월 말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7661만명이다. 이 중 SK텔레콤은 3069만명, KT는 1754만명, LG유플러스는 1591만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각각 40.1%, 22.9%, 20.8%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1246만명, 점유율은 16.3%다.
알뜰폰은 지난해 11월 가입자 1000만명 달성 이후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는 올 하반기 실시한 이동통신사별 만족도 조사에서 알뜰폰 이용자 만족률이 평균 62%로 54%를 기록한 이동통신 3사를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답답한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도 알뜰폰에겐 기회다. LTE 요금제가 주력인 알뜰폰으로 이동하려는 기류가 엿보인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올해 초 5G 가입자 1000명에게 LTE로 갈아탈 의사가 있냐고 물었는데 응답자 66%가 "그렇다"고 답했다.
5G가 필요한 메타버스나 자율주행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저렴한 LTE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852만명이었는데 1년 만에 약 32%(273만명) 증가한 1125만명을 기록했다.
이동통신사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의 5G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더 많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라고 독려 중이다. '통신비 절감'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까닭이다. 통신비 인하에 따른 이동통신 3사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알뜰폰 시장의 성장을 대비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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