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는 알뜰폰에 깊어지는 통신 3사의 고민

양진원 기자 2022. 12. 25. 0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대대적인 알뜰폰 지원책… 통신 시장 균열 오나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고민이 깊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사진=뉴스1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목표를 위해 최근 알뜰폰(MVNO) 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엔 긴장감이 감돈다. 알뜰폰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고 정부의 뒷받침마저 이어지면 이미 장악한 통신 시장에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알뜰폰 시장 활성화 대책 발표… "확실히 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2일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사진=뉴스1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2일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종량제 도매대가 인하 ▲롱텀에볼루션(LTE·4G)·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수익배분 대가율 최대 2%포인트(p) 인하 ▲알뜰폰 업체에 데이터 '기본 데이터 소진 시 속도제어 데이터 무제한 제공'(QoS) 신규 도매 제공 등 내용이 담겼다.

도매대가 인하 정책이 눈길을 끈다. 알뜰폰 기업들은 이동통신사의 이미 구축된 설비와 망을 도매로 빌려서 각자 브랜드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게 지급하는 망 사용료와 같다.

종량제 방식 도매대가는 메가바이트(MB)당 1.61원에서 1.29원으로 19.8% 저렴해지고 음성은 분당 8.03원에서 6.85원으로 14.6% 인하된다. 단문 메시지는 건당 6.03원으로 작년과 같다.

종량제는 알뜰폰 업체가 사용량에 맞춰 이동통신사에 도매대가를 내는 방식인데 이번 정부 정책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해졌다. 알뜰폰 사업자가 앞으로 자체 요금제를 구성하는 데 있어 여력이 생긴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이미 설계된 요금제를 통째로 제공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수익 배분 대가'(RS) 역시 대가율이 1~2%p씩 인하됐다.

SK텔레콤이 알뜰폰 업체에 제공하는 LTE 요금제는 월 4만3000원 2.5기가바이트(GB) 요금제 대가율이 43.5%에서 42.5%로 내려갔고 5G 요금제는 월 6만9000원 110GB 요금제 대가율이 62%에서 60%로 낮춰졌다.

예를 들어 알뜰폰 사업자가 SK텔레콤의 6만9000원짜리 110기가바이트(GB) 요금제를 다시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 망 사용료로 4만2780원(62%)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2%포인트 줄어든 4만1400원만 지급하면 된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데이터 QoS를 적용한 LTE·5G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SK텔레콤의 데이터 QoS(400kbps) 도매제공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아직까진 KT, LG유플러스만 LTE 요금제에 데이터 QoS를 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고 있다.


이통사, 알뜰폰 성장 예의주시… 통신 시장 균열 낼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의 빠른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동통신 업계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존에 갖고 있던 통신 시장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내년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통합전자결제 서비스 기업 KG모빌리언스 등이 시장 진출을 앞둔 가운데 이러한 활성화 대책이 본격화되면 더 많은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는 탓이다. SK텔레콤이 지난 14일 가족결합 가능 등 온라인 요금제 개편안을 선보인 것도 이 같은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10월 말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7661만명이다. 이 중 SK텔레콤은 3069만명, KT는 1754만명, LG유플러스는 1591만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각각 40.1%, 22.9%, 20.8%다.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1246만명, 점유율은 16.3%다.

알뜰폰은 지난해 11월 가입자 1000만명 달성 이후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는 올 하반기 실시한 이동통신사별 만족도 조사에서 알뜰폰 이용자 만족률이 평균 62%로 54%를 기록한 이동통신 3사를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전히 답답한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도 알뜰폰에겐 기회다. LTE 요금제가 주력인 알뜰폰으로 이동하려는 기류가 엿보인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올해 초 5G 가입자 1000명에게 LTE로 갈아탈 의사가 있냐고 물었는데 응답자 66%가 "그렇다"고 답했다.

5G가 필요한 메타버스나 자율주행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저렴한 LTE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852만명이었는데 1년 만에 약 32%(273만명) 증가한 1125만명을 기록했다.

이동통신사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KT와 LG유플러스의 5G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고 더 많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라고 독려 중이다. '통신비 절감'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까닭이다. 통신비 인하에 따른 이동통신 3사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알뜰폰 시장의 성장을 대비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