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축구 떠난 벤투, 입 열었다… “계약기간 입장 차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최초로 4년 이상 팀을 지휘해 57경기 35승을 거두며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한축구협회(KFA)와 계약이 종료됐다. /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을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계약기간’에 대한 입장 차이로 한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벤투 전 감독은 23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와 인터뷰에서 “(재계약과 관련) 첫 번째 대화가 있었던 4월 대한축구협회는 우리와 계속 동행하기를 원했다”며 “9월 협상 때는 계약 기간을 놓고 입장 차이가 있었고, 그달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전에 협회 측이 한 번 더 접근했으나 월드컵이 끝나면 떠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벤투 전 감독은 4년 뒤인 2026년 북중미월드컵까지 계약하길 바랐다. 그러나 카타르월드컵 결과를 확신할 수 없었던 대한축구협회는 우선 2023년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과 ‘새로운 도전 의지’ 중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데 더 큰 영향을 준 요인에 대해 벤투 전 감독은 “둘을 함께 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간에 대한 입장 차가 새로운 도전을 하자는 생각이 들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전이 끝나고 축구협회 회장과 선수들에게 대표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벤투 전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직후인 2018년 8월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기용을 놓고 비판도 있었으나, 수비 진영부터 정확하게 상대 진영으로 볼을 전개하는 ‘빌드업 축구’를 이식했다.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지난 13일 4년 4개월의 동행을 마치고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벤투 전 감독은 한국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선수들 모두 프로 정신이 남다르고, 희생할 줄 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하는데 힘들었다. 공항으로 찾아와 인사해 준 팬들의 모습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아직 새로운 대표팀이나 프로축구팀을 맡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