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속 2023년 성장률 1%대? "더 센 충격 넘는다"

전민준 기자 2022. 12. 25. 06: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 - 기준금리 3.75% 시대 온다②] 수출 부진 등 대내외 리스크 여파

[편집자주]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속도 조절에 나섰다. 2022년 6월부터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다 12월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 이에 2023년부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하지만 여전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강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뱉으며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2023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한편에선 경기 침체 우려도 고개를 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23년 상반기 한국 경제가 경기 침체 경계선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급격히 치솟은 대출금리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차주들은 무거운 이자부담에 짓눌리고 있다.

2023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면서 금융위기급 위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_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미 최종금리 5.75%까지… 고금리 장기간 간다
② 금리 인상 속 2023년 성장률 1%대? "더 센 충격 넘는다"
③ "대출 줄여야 산다" 영끌족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1.8%.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내놓은 2023년 한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다. 실물경기 악화와 국제 통화긴축에 따른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불황의 전조'로 통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22년 4월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9월엔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금리 상승으로 자금 부담이 늘어난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고 있다. 여기에 주요국의 통화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요인도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걸림돌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최후 보루인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 증가세 둔화와 투자 부진 이어질 것"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은 새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2% 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KDI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모두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제시했으며 한국은행은 1.7%, ADB(아시아개발은행)는 1.5%의 성장을 전망해 한국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2% 성장률이 깨질 것이라는 깨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하나금융연구소는 1.8%, 한국금융연구원은 1.7%로 전망했다. 2023년부터 한국 경제가 1%대 수준의 초성장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 경제의 위기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기업·가계의 지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2년12월19일 국고채 금리는 3년물이 연 3.545%로 10년물(연 3.395%)보다 0.15%포인트 높았다.

국제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이후 14년만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22년 11월21일 이후로는 하루(12월1일)만 제외하고 1개월 이상 금리 역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금리 역전 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한다.

돈을 장기간 빌려줄수록 불확실성이 커져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된다는 위기감이 커지면 단기 채권보다 장기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장기 채권의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낮아지면서 이례적으로 단기 채권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 통상 1~2년 안에 경기 침체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진 기업과 가계는 지출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크다. KDI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2022년(-3.7%)에 이어 2023년에도 0.7%의 낮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인해 2022년(-3.0%)에 이어 2023년(0.2%)에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년째 이어져 온 고물가 상황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민간소비가 줄면서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2022년 11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과반(56.2%)은 2022년 대비 2023년 소비지출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기업의 투자 규모가 줄면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임금 문제나 노사 갈등 등 경영 차원에서의 여러 리스크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위기 일으킬 또 다른 변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타격도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최후 보루인 수출에서 장기 악재가 이어질 경우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2022년 한국 경제는 내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해졌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특히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와 중국으로 수출 부진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무역수지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만에 7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월별로 살펴보면 4월(-24억7700만달러), 5월(-16억600만달러), 6월(-24억9700만달러), 7월(-50억8900만달러), 8월(-93억9400만달러), 9월(-37억7800만달러), 10월(-66억9600만달러) 등이다.

2022년 12월 상황도 나아지지 않았다. 2022년12월11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2년12월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7억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다. 만일 2022년 12월 전체 수출이 감소할 경우 지난해 11월(-5.7%)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길고 깊은 '경제 혹한기'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2년12월13일 경제·경영학과 교수 204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경제 상황과 주요 현안'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3.9%가 2024년이 돼야 경제가 정상궤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 이후'라는 응답도 24.0%에 달했다. 응답자 77.9%가 회복 시점을 2024년 이후로 전망한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침체에 따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줄어들고 자금시장 경색으로 외부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들의 재무 악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