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4분기 실적도 꽁꽁…'아직 바닥 멀었다'
SK하이닉스 1조원대 영업적자 추정…내년 하반기 반등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내 전자업계가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고금리 영향으로 가계 실질 소득이 줄면서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제품 등에 대한 소비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K-반도체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가파른 우하향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영업 적자가 1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도체마저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면서 전자업계 '고난의 행군'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수요 위축 직격탄…"내년 2분기 반도체 영업적자 전망"
25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 전망치는 72조2천18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7천26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51.7% 급감할 전망이다.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38.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 아래로 내려간 걸로 예측된 것은 코로나 유행 첫해인 2020년 2분기(6조4천473억원) 이후 처음이다.
대내외 경제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전망치(10조8천174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38% 급락한 것이다.
이처럼 추정치가 낮아지는 것은 경기 침체 여파로 세트(완성품) 수요가 줄고,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맥을 못 추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을 1조4천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3분기보다 무려 72% 급감한 것이다.
문제는 실적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 추세는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은 내년 2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DS 부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도 연구원은 "다행히 최근 메모리 업계 전반적으로 내년 투자 축소 및 감산이 계획되고 있다"며 "재고가 줄어든 하반기부터 공급 축소 효과가 나타나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10년만에 분기 영업적자 전망…"내년 하반기 반등"
실적의 대부분을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하는 SK하이닉스는 더 혹독한 계절을 보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적자 전환이 점쳐진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발표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2% 감소한 8조3천272억원으로 추정된다.
4분기 영업손실은 1조491억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적자를 기록하면 2012년 3분기 이후 약 10년만이 된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을 8천억원으로 추산했다.
또 내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조4천억과 1조3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증권가는 대체로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실린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 반등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현 상황을 인식하고 공급을 조절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불황의 골이 깊어지자 SK하이닉스는 '다운턴(하강국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대책을 마련하고, 임원 예산을 50% 줄이는 등 비용 절감 노력에 나섰다.
임직원 성과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초 기본급 기준 1천% 수준의 PS를 지급했는데, 내년의 경우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PS가 책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반도체 부문의 목표달성 장려금(TAI)을 기본급의 50%로 정했는데 이는 상반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LG전자도 보릿고개 넘는 중…"1분기 실적 개선"
LG전자도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4분기 매출 22조7천49억원, 영업이익 3천868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2% 급감한 수치다.
특히 글로벌 TV 수요 부진으로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부문 적자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 단독 영업손실은 1천898억원으로 예상보다 적자 폭이 클 것"이라며 "영업손실의 대부분은 TV 사업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OLED TV 판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판매가격 인상과 주택 경기 둔화 영향으로 가전 수요도 줄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침체는 더 심각하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제품이 팔리지 않고, 재고가 쌓이면서 중견 가전업체 W사는 올해 9월부터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LG전자의 경우 내년 1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가전을 중심으로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1분기 영업이익을 1조1천286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특히 전기차 비중 확대와 자동차의 전자제품화 추세에 따라 VS(전장부품)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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