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줍줍]제 전세보증금은요?
1. 아파트, 이젠 안 사고 안 팔아?
2. 그 어려운 걸 해낸 강동·마포(feat.청약 흥행)
3. '빌라왕' 판치는 전세시장...제 보증금은요?
아파트, 안 사고 안 팔아?
한때는 없어서(혹은 비싸서) 못 샀던 아파트가 점점 찬밥 신세가 되고 있어요.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아파트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하고 있는데요. 이젠 '급급매' 수준의 가격 아니고서는 수요자들이 콧방귀도 안 뀌는 분위기예요.(흥!)
직방에 따르면 올해 1~10월 아파트 매매량은 전국 26만2000건으로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발표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50만 건 밑으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인데요. 인기 많던 수도권 또한 거래량이 7만6000건에 그쳐 올해 10만건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요.
이달 14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집계된 전국 아파트 매매 총액도 7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198조3000억원) 보다 10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요. 이는 2007년(72조5000억원)에 불과한 수준인데요.
'헐값에 파느니 물려주자!'는 움직임도 일부 포착되고 있어요.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 주택 거래량 80만6972건 중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이 9%(7만3005건)에 달했어요. 가격을 크게 내리고 싶진 않고 내년부터는 증여 취득세 부담도 커지니 10가구 중 1가구는 매매가 아닌 증여를 선택한 건데요.
한동안 금리 인상, 경기 위축 등이 이어질 전망이라 주택 매수 심리가 되살아나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듯 한데요. 이러다 내년엔 거래 절벽이 아니라 '거래 낭떠러지'를 맞는 게 아닌가 모르겠네요. 그 어려운 걸 해낸 마포·강동(feat.청약 흥행)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도 못한 걸 해낸 단지들이 있어요! 바로 '마포 더 클래시'와 '강동 헤리티지 자이'인데요. 둔촌주공, 장위 자이 레디언트 등 서울 주요 단지들도 '청약 미달'이라는 굴욕을 맛본 것과 달리 이들 단지는 청약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어요.
마포 더 클래시(총 1419가구)는 최근 1순위 청약 53가구 모집에 792명이 지원해 평균 14.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요. 강동 헤리티지 자이(총 1299가구)는 106가구 모집에 5723명이 신청하면서 53.99대 1의 평균 경쟁률로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어요.▷관련기사:강동헤리티지·마포더클래시 청약 흥행한 이유는 '가격'(12월21일)
마포 더 클래시는 3.3㎡(1평)당 4013만원으로 강북권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흥행 실패를 예견하는 시각이 우세했는데요. 분양 물량 자체가 적어서 생각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어요.
진짜 인기몰이를 한 곳은 강동 헤리티지 자이였는데요. 이곳은 평당 분양가가 2946만원으로 앞서 분양한 둔촌주공(평당 3829만원)보다 1000만원가량 저렴했던 것이 청약 흥행 비결로 꼽히고 있어요. 분양 최고가가 7억7500만원으로 둔촌주공 분양가 및 인근 시세보다 약 3억원 저렴했거든요.
결국 아무리 부동산 침체기여도 분양가만 저렴하면 주택 수요자들이 움직인다는 건데요. 하지만 인건비, 자재비 등이 올라 분양가를 마냥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과연 주택사업자들은 청약 완판에 성공하고 수요자들은 적당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할 수 있는 합리적인 분양가가 나올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빌라왕' 판치는 전세시장...제 보증금은요?
'내 보증금은 안전할까?' 전세 세입자라면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데요. 최근 '빌라왕' 사태가 불거지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요. 주택 1139채를 보유한 채 사망해 다수의 임차인에게 피해를 끼친 일명 '빌라왕'과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거든요.▷관련기사:"전화 80통 해도 안 받아" 분통 터트린 '빌라왕' 사기 피해자(12월23일)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28일부터 11월까지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상담사례 687건 중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공모가 의심되는 건을 1차로 선별해 전세사기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는데요. 그 중 106건이 전세사기로 의심돼 경찰청에 수사의뢰했어요.
대체로 빌라왕 사례와 유사한 무자본, 갭투자에 해당하는 유형이 주를 이뤄 빌라왕이 한 두명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는데요.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빌라왕 피해자들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전세금보증보험 가입자는 보증금 반환을 앞당겨주고 미가입자는 연 1%의 금리로 대출을 지원해주는 등의 대책을 제시했어요.
일단 빌라왕 사태 피해자부터 구제해준다는 건데요.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큰 상태예요. 빌라왕 사태 외에도 최근 역전세 등으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같은 피해를 막을 장치가 부족한 상황이거든요.
전세보증보험도 임대인 사망 등 변수가 생기면 바로 보장받기 힘들어 '만능 열쇠'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났고요. '나쁜 임대인' 인적 사항을 공개하기로 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도 1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또다른 안전장치는 쓰지도 못하고 있는데요. 언제까지 세입자가 '자기 돈'을 돌려받지 못해 벌벌 떨어야 하는지 참 안타깝네요.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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