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는 거지' 이제 옛말, 2년간 475억원 풀린 대박 포지션[SC포커스]

이승준 2022. 12. 25. 06: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포수는 기피 포지션이다.

이런 점 때문에 수 년전 김태군(33·삼성 라이온즈)이 한 방송에서 각 포지션을 계급에 빗대 거론하면서 '포수는 거지'라고 한탄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전감 포수가 없는 팀들은 시즌을 제대로 치르기 힘들고, 신인 포수를 육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주전 포수가 절실했던 네 구단이 쓴 돈은 343억원에 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KBS 다큐 채널 캡처

[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포수는 기피 포지션이다.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이 높고 주전 경쟁도 쉽지 않다. 3㎏짜리 보호장비를 입고 매 경기 쪼그려 앉아 공을 받고, 홈 충돌 방지법이 없던 시절엔 주자와 부딪쳐 다치는 일도 있었다. 보호장비가 없는 손이나 어깨에 파울 타구를 맞아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기장 내에서 궂은일을 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다. 이런 점 때문에 수 년전 김태군(33·삼성 라이온즈)이 한 방송에서 각 포지션을 계급에 빗대 거론하면서 '포수는 거지'라고 한탄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더 이상 '포수는 거지'라고 부르는 이는 찾을 수 없다. 과거와 달리 뛴 가치 때문. 구단들은 단순히 투수의 공만 잡는 포수가 아닌 프레이밍을 시작으로 볼배합, 도루 저지, 블로킹, 투수 육성 등에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 여기에 타격 능력까지 좋으면 프리미엄이 붙었다.

강민호의 FA 대박은 그 상징적 사건이었다. 2013시즌을 마친 강민호는 롯데 자이언츠에 4년 총액 75억원으로 잔류했다. 과거 KBO 레전드 포수 김동수 박경완 진갑용의 몸값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강민호는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2017년 삼성과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하며 '연타석 홈런'을 쳤다. 양의지는 이런 포수 상승세에 화룡점정했다. 2018년 말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역대 포수 FA 최고액이자, FA 사상 2위 금액이었다.

이후에도 포수가 필요한 팀들은 지갑을 여는데 두려워하지 않았다. 주전감 포수가 없는 팀들은 시즌을 제대로 치르기 힘들고, 신인 포수를 육성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작년에도 포수 인기는 뜨거웠다. 한화 이글스는 최재훈을 5년 총액 54억원에 잔류시켰다. KT 위즈도 장성우를 4년 총액 42억원에 붙잡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강민호와 4년 총액 36억원으로 계약했다. 세 구단 모두 이들을 대체할 만한 포수가 없었기에 내부 단속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총 132억원이 풀렸다.

올해 FA시장엔 광풍이 불었다. 5년 동안 포수가 약했던 롯데는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으로 데려왔다. LG는 박동원과 4년 총액 65억원에 계약해 유강남의 공백을 메웠다.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감독의 요청에 양의지를 6년 총액 152억원에 영입했다. 양의지를 지키지 못한 NC는 박세혁과 4년 총액 46억원에 계약했다. 주전 포수가 절실했던 네 구단이 쓴 돈은 343억원에 달했다.

즉시 전력감 포수라면 누구나 대박을 꿈꿀 수 있는 KBO리그다. 그들의 노고가 빛을 보는 순간이 왔다.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