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지수 "발목 부상→월드컵 불발…슬펐지만 한국 16강 자랑스럽다"

박대성 기자 2022. 12. 25. 06: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박지수는 12월 24일 결혼식을 했다.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부상과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인천, 박대성 기자] 박지수(28)에게 월드컵은 아프다. 월드컵을 한 달 앞둔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했고, 카타르행에 몸을 싣지 못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슬펐다. 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동료들을 멀리서 응원했고, 12년 만에 원정 16강이 감동이었고 자랑스러웠다.

박지수는 K리그에서 자신만의 동화를 썼다. 대건고에서 프로를 꿈꿨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20대 초반에 좌절을 겪고 K3에서 심기일전했고, 경남FC에서 파울로 벤투 감독 눈에 들어 국가대표 발탁까지 해냈다.

2018년 11월 우즈베키스탄전에 교체로 투입돼 A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4년 동안 플랜A와 프로액티브(Pro-Active) 풋볼을 담금질했던 벤투 감독 성향상, 김민재와 김영권의 탄탄한 주전 경쟁을 뚫기는 어려웠지만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됐다. 간헐적인 평가전과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과 최종예선에 그라운드를 밟으며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박지수를 월드컵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11월에 부상에 고개를 떨궜다. 아이슬란드와 마지막 평가전에서 공중볼 다툼 도중에 충돌해 일어나지 못했다. 들것에 실려 피치위를 빠져 나갔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길에 스태프의 부축까지 받았다. 왼쪽 발목 부상이었다.

박지수는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11월 부상을 털어놨다. 월드컵 승선에 발목을 잡혔기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팠다.

▲ 발목 부상을 당했던 아이슬란드와 11월 평가전 ⓒ대한축구협회

"아이슬란드와 맞대결 전에 정말 많이 준비했다. 몸도 괜찮고 컨디션도 좋았다. 부상을 당한 순간 크게 다쳤다고 판단했다. 아… 왠지 못 뛸 거 같다는 생각도 스쳤다.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정말 속상했다."

전반전이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왔을때 눈물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눈물을 꾹 참고 버텼다. 곁에서 다독여준건 조현우와 구성윤이었다. 동료들의 다독임에 마음이 녹았지만 "솔직하게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박지수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이후에 '캡틴' 손흥민이 박지수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손흥민도 안와골절 부상에 눈이 퉁퉁 부었지만, 박지수의 발목을 걱정했다.

박지수는 "MRI 찍기 전인데 괜찮을거라고 말했다. 흥민이 형도 얼굴이 좋지 않았는데 나에게 영상 통화를 해줬다. 벤투 감독님도 마찬가지였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월드컵에 데려갔을거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하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울로 벤투 감독은 박지수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데려가려고 했다. 명단 발표 전에 박지수에게 "부상만 아니라면 데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수는 월드컵 불발에 속상했고 마음이 무너졌다.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기에 월드컵을 보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동료들을 응원했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길 바랐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9% 확률을 뚫고 16강에 진출했다. 소감을 묻자 "사실 벤투 감독님이 말을 잘해줘서 편안했다.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봤다. 정말 감동이었다.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못해서 못 간게 아니라 부상 때문이라는게 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동료들을 응원했다. 너무 잘해서 감동이었다"고 답했다.

찬란했던 월드컵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박지수는 다음 스텝을 준비한다. 자유계약대상자(FA) 신분이라 여러 팀과 접촉을 하고 있다. 유럽 무대를 포함해 중국, 중동, 미국 등 다양한 팀 제안을 받고 있다.

"내년까지 재활을 잘 하는게 내 목표다. 해외에서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좋은 조건이 들어온다면 검토해야 한다. 내 기량을 인정해 주는 팀이 우선이다. 유럽 도전을 포함해 모든 게 열려있다."

부상 아픔에 카타르 월드컵 출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4년 뒤를 꿈꾸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에 특별한 경험을 쌓는다면 못 할 일도 아니다.

박지수는 "월드컵은 축구 선수라면 꿈꾸는 무대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난 4년 동안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미끄러져 아쉬웠다. 하지만 동료들이 자랑스러웠다. 4년 뒤에는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 16강 진출 뒤에 동료들에게 축하한다고 연락을 했다. 멀리서나마 응원을 했다"고 말했다.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감독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벤투 감독에게는 "정말 디테일하게 수비 지도를 해주셨다. 개인적으로 많이 늘었다.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아준 감독님이라 감사하다"고 말했고, 김학범 감독에게도 "짧았지만 세삼하게 잘 챙겨주셨다. 장난도 많이 걸어주시고 열정이 넘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박지수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결혼을 했다. 인생의 동반자와 제2의 인생을 약속하며 축구 커리어에 다음을 도전한다. 월드컵 낙마에 팬들이 아쉬워한만큼, 확실하게 부상을 회복해서 100% 경기력을 보이고 싶은 마음 뿐이다.

▲ 박지수 ⓒ스포티비뉴스DB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