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한파]② 잘나가던 車도 고금리에 타격…신차도 중고차도 위축

이세현 기자 2022. 12. 2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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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자 부담에 신차 할부구매 뚝…저당등록비율 9년래 최저
매수세 급감에 중고차 재고 급증…신차대기기간 계속 줄어
뉴스1 DB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금리 급등으로 자동차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닥쳤다.

신차 출고 대기자들 중에서 고금리에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신차할부구매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차 저당등록비율은 9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수백만대의 신차 백오더 물량이 쌓인 상태지만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신차 출고 납기기간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신차 생산 차질로 한때 신차보다 비싼 중고차라며 콧대를 높였던 중고차 시장에선 매수세 급감으로 쌓인 매물이 골칫덩이로 전락한 모습이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신차할부구매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차 저당등록비율이 올해 1~11월 13.6%를 기록해 최근 9년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저당등록은 금융사에서 차를 담보로 할부를 제공하는 이른바 '마이카' 대출을 하는 경우에 설정된다.

신차 저당등록비율은 2013년 29.1%, 2014년 32.7%, 2015년 31.9% 등 20~3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6.7%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월간 기준으로 10%선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연 1.25%였던 1~3월의 신차 저당등록대수 비율은 각 15.0%, 14.6%, 15.3%를 기록했다. 4월에 14.6%였던 저당등록 비율은 5월 기준금리가 연 1.75%로 오르자 13.8%로 떨어졌다. 기준금리가 연 2.50%를 기록한 8월에는 12.6%로 내렸고 지난달 기준금리가 3.25%로 오르자 11.4%까지 떨어졌다.

올해초 2%대였던 자동차 할부금리가 최근 평균 6~7%까지 치솟자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젊은 층에서 주로 차량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구매자의 저당등록 비율은 27.8%에서 올해 22.9%로 4.9%p가량 떨어지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는 16.5%에서 12.7%로, 40대는 16.7%에서 13.4%로 떨어졌다.

올해 연간 개인 구매자 신차등록대수는 100만대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개인 구매자의 신차등록 대수는 87만2930대로 집계됐다. 올해 한 달 기준으로 많으면 10만대, 적으면 7만여대의 차가 팔린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신차등록대수는 2013년 이후 9년만에 1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소비 심리가 꺾이면서 신차 대기기간도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에만 수백만대의 백오더가 쌓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차의 출고기간은 짧아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인기모델인 아반떼 하이브리드 출고 대기기간이 지난달 24개월이상에서 이번달 20개월로 4개월 줄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도 24개월 이상에서 20개월로 단축됐고, 디젤 모델의 경우 10개월에서 5개월로 짧아졌다.

기아의 인기 SUV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대기기간은 16개월에서 14개월로 줄었고 주력 전기차 모델 EV6도 14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됐다.

중고차 시장도 한파 영향에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신차 출고지연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렸던 중고차 업체들은 최근 매수자가 줄어들면서 쌓인 매물을 처리하지 못해 울상이다.

경기침체로 중고차 매입대수에 비해 매도량이 줄어들면서 올해 1~11월 기준 중고 승용차 재고(매입대수-판매대수)는 11만2554대를 기록했다. 1년 전의 6만3840대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이며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월 5335대였던 재고차량은 3월 2만9032대, 7월 7만3279대로 빠르게 불어났고 지난달에는 11만대를 넘어섰다. 연료별로는 전기차 비중이 36.3%로 가장 높았고 경유차가 18.8%로 뒤를 이었다. 캠핑, 차박 등으로 인기를 누렸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도 수난을 피하지 못했다. 11월 기준 재고차량 중 SUV 비중이 22.6%로 높았다.

한때 신차가격 뺨치게 치솟았던 3년 미만 최근 연식 차량의 재고차량 비율도 치솟았다.

올해 1년미만 중고 승용차의 매입대수는 2만6124대, 판매대수는 1만7546대를 기록했다. 재고차량은 8578대를 기록해 재고차량 비율이 32.8%나 됐다.

2년이상 3년미만 중고차는 매입 7만6207대, 판매 6만722대로 1만5485대(20.3%)가 재고로 남았다. 1년이상 2년미만 중고차는 매입 5만789대, 판매 4만1857대로 재고차량 비율은 17.6%를 기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고금리 영향으로 글로벌 완성차의 영업이익률이 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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