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회생 신청…GS리테일, 500억 투자금 회수 가능할까
퀵커머스 전략 수정…'요기요·우딜' 등 서비스 강화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법정관리를 눈 앞에 두며 GS리테일의 투자금 회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투자 금액은 508억원. 메쉬코리아의 2대주주다.
업계에서는 메쉬코리아가 법정 회생 수순을 밟게되면서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로인해 GS리테일의 배송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P플랜 안갯속…GS리테일 "원금 손실 불가피"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의 채권자인 OK캐피탈은 메쉬코리아에 대한 법정관리행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을 법원에 제출했다. 회사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이 지난달 25일 법원에 개인 차원의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ARS) 및 회생신청에 따른 것이다.
메쉬코리아의 채권단은 OK캐피탈, 주요 주주는 네이버(18.48%), GS리테일(18.46%), 현대차(8.88%), 솔본인베스트먼트(7.51%) 등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4월부터 메쉬코리아에 누적 기준(시리즈E) 508억원을 투자하며 대주주로 올랐다. GS리테일 측은 "급변하는 커머스와 물류시장에서 차별화된 배송서비스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설명이다.
올해 초만해도 메쉬코리아는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배달 플랫폼 '부릉'이 시장 1위 사업자를 유지하며 한 때 기업가치 1조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천억원의 누적 투자금도 유치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자 투자 유치에도 난항을 겪었다. 제2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유동비율이 45.5%로 보통 기업의 재무 상태를 안정적으로 평가하는 150%에 크게 못 미친다.
GS리테일이 보유한 메쉬코리아의 장부상가치도 하락했다. 투자 초기였던 지난해 508억원에서 현재 97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제3자 불균등 유상증자로 지분율도 19.53%에서 15.59%로 변동했다.
현재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법원이 메쉬코리아에 회생을 결정하게 되면 투자금 회수는 가능하겠지만, 원금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법원이나 회생운영단에서 채무를 일부 조정하게 되면서 지분율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투자손실을 끌어 안게 되면서 투자금 전액 회수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약정을 거는 등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GS리테일의 실적에 메쉬코리아의 법정 회생 절차가 리스크로 작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메쉬코리아 지분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액 추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적 추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GS리테일 측은 "최대한 현명한 방법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배송 전략 수정 불가피…'온·오프 연계 서비스 강화'
메쉬코리아의 법정 회생으로 GS리테일의 퀵커머스 배송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부릉의 협력사들도 잇따라 배송 서비스를 축소하고 있다. 메쉬코리아와 합작 법인을 세웠던 오아시스는 지난 10월 지분 전량을 매수하며 독자적인 당일배송 플랫폼 공개에 속도를 냈다. 7월 합류한 네이버 물류 연합(NFA)도 올해 9월 2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GS리테일은 향후 배달앱 '요기요'와 통합앱 '우리동네GS'를 활용한 퀵커머스 서비스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요기요를 인수했다. 전국 1만6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로 활용해 즉시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달부터 요기요에서 장을 보면 GS더프레시(슈퍼마켓) 매장에서 1시간 이내 배송하는 '바로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동네 GS에서는 도보 배달인 '우리동네 딜리버리'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퀵커머스 시장이 팬데믹 기간 크게 성장했지만, 엔데믹으로 넘어오면서 빠르게 인기가 식어가고 있다"며 "비즈니스 피버팅(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없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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