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무역적자 500억달러 돌파 초읽기…산업부, 막판 뒤집기 ‘총력전’
남은 열흘 수출 성적표 따라 앞자리 결정
내년 상반기도 부진…“수출 증가율 -4.5%”
“방산·원전·인프라 등 전략 수출분야 강화”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수지 적자가 500억달러를 돌파할지에 정부와 수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마이너스(-) 21%(전년 동기 대비)에 달하던 수출 증가율이 이후 열흘(12월 1~20일) 동안은 -9%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2월 마지막 열흘의 성적표를 합친 12월 수출 실적이 -9%보다 개선된다면, 연간 무역 적자는 400억달러대에서 멈출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의 연간 무역 적자 누적치는 490억달러에 접근한 상태다.
◇ 최근 수출 역성장 흐름 다소 완화…막판 저력 보일까
25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 등 통상 당국은 올해 우리나라 무역 적자의 앞자리에 어떤 숫자가 등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무역 적자 규모는 총 489억6800만달러다. 이미 기존 최대치인 1996년의 206억달러 적자를 2배 이상 넘어섰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 경기 둔화의 여파로 사상 최대 무역 적자가 예고된 상황이긴 하나, 앞자리가 4에서 멈추느냐 5를 넘어가느냐는 받아들이는 쪽에서 심리적 충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 입장에서 기대해볼 만한 부분은 12월 들어 수출 역성장 흐름이 다소 완화했다는 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6억3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했다. 앞서 관세청이 12월 1~10일의 무역 실적을 집계했을 때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8% 줄었는데, 이후 열흘 동안 개선된 것이다. 관세청은 매월 10일 단위로 수출입 동향을 발표한다.
12월 1~10일 무역 적자는 49억2300만달러, 1~20일 적자는 64억2700만달러였다. 이달 첫 열흘 동안 49억달러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이후 열흘 동안은 15억달러만 추가된 것이다. 12월 마지막 열흘 동안 수출이 좀 더 힘을 내 무역 적자를 10억달러 안쪽에서 막는다면, 연간 무역 적자는 500억달러를 밑돌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12월에도 20일까지 27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다가 최종적으로는 5억9000만달러 적자로 마무리한 바 있다”며 “올해도 우리 수출이 막판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내년 수출 증가율 -4.5% 전망…“부처 역량 총동원해 방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나 다름없는 수출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험난한 여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부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이 적어도 2023년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경제가 강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침체로 내년 수출 증가율은 -4.5%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수출 부진의 여파로 내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1.8%는 물론 한국은행 예상치(1.7%)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다음 연도 경제 성장률을 한국은행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다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내수 부진과 제조업 경기 둔화, 교역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약화하고, 이런 대외 여건의 악화가 국내 경기 회복세에도 제약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잠재 수준을 하회하는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부는 각 부처 역량을 총동원해 녹록지 않은 수출 시장 환경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와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3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방산·원전·인프라 등 전략 수출 분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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