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日구로다 발언‧中방역 완화책 주목해야, 배당락일 전후 수급 변동성도 커질 듯

정해용 기자 2022. 1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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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초반 배당락·대주주 회피 이슈로 변동성 커질 듯
26일 구로다 日銀 총재 발언도 주목
中 방역 완화책도 시장에 영향 전망

지난주(19~2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1.96% 내린 2313.69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060억원, 개인이 750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조215억원을 순매수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증시는 지난 10월부터 12월초까지 많이 상승했던 지수가 일부 조정되는 과정에서 하락했다”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확신할 때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부분도 최근의 조정에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26~30일)는 일본의 11월 서비스업 생산자물가지수(26일), 한국의 12월 소비자신뢰지수(27일)와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28일),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지표가 공개된다. 중국의 제조업‧비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휴일인 31일 발표된다.

올해 증시의 마지막인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배당락일 전후의 투자자 매수‧매도세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까지 주식을 사면 내년 3월 주요 기업들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28일부터는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이 발생한다. 보통 연말 배당락일 이전에는 배당을 위한 매수세가 몰리고 배당락일 이후에는 매도 물량이 나오는 패턴이 반복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도 비슷한 양상의 수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주명부 폐쇄일 전에 매도하는 투자자들도 이번 주 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세법은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경우를 대주주로 확정한다. 대주주로 정해지면 이듬해 발생한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을 내야 하는데 이런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투자자들이 연말에 많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총재의 발언(26일)과 중국의 방역 완화 조치의 영향도 시장의 관심거리다. 일본은행은 지난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해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하는 효과가 발생했고 이런 영향으로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엔화,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외환, 주식, 채권시장에 영향을 줬다. 중국은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 완화, 베이징 차량 5부제 해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2310~2410선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 연말 배당락, 대주주 지정 영향 변동성 확대될 듯

이번 주 주식시장은 27일을 전후로 한 수급 변화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는 29일 폐장한다. 그런데 주식을 매매한 후 실제 주식을 받기까지 2거래일이 걸리는 국내 증시의 특성 때문에 늦어도 27일까지는 주식을 사야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반대로 주주 지위를 버리기 위해서도 27일까지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 배당받을 권리도 마찬가지로 27일까지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에게만 주어지고 28일부터는 배당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은 주 초반에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주 초반인 26일과 27일에 배당을 받기 위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고 배당락일 이후에는 이렇게 매수했던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배당락의 영향으로 커지는 시기이기에 소규모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지위를 피하기 위한 매물도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27일까지 주식을 팔아야 대주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라며 “주 초반에 대형주 또는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던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28일부터는 다시 매수하려는 수급이 들어올 것”이라며 “종목별로 주가의 등락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고 시장이 기업의 본질적인 기초체력과는 무관하게 교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올해 들어 리튬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이번 주 대주주 회피성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약품을 구입하러 길게 줄을 서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엄격한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완화한 뒤 베이징 등지에선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 日‧中 움직임도 시장 관심…26일 구로다 日銀총재 발언 예정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행보도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되, 변동 폭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변동 폭을 ±0.2%에서 ±0.25%로 확대한 이후 1년 9개월 만의 조치다.

시장은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영향으로 엔화, 원화 등의 가치가 급등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과 주식, 채권시장이 영향을 받았다. 구로다 총재는 오는 26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経団連)에서 연설하는데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은행의 움직임에 시장이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구로다 총재가 게이단렌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과감한 방역 정책 완화도 이번 주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2일 중국이 외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을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시설을 다음 달부터 없앨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외국 입국자는 5일 시설 격리, 사흘 재택 격리 등 이른바 ‘5+3′의 격리를 해야하는데 사흘간 건강 모니터링만 실시하는 ‘0+3′으로 변경한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이 실제 이런 조치를 발표하면 국내 시장에도 일시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은 앞서 지난 19일 식당에 대한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하고 대규모 행사·회의 개최를 허용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는 일주일 후 PCR 검사와 무관하게 출근하도록 하고 수도 베이징에서 10여 년간 시행해온 차량 5부제도 한시적으로 해제한 바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정부의 리오프닝 정책은 국내 시장의 연말, 연초에 영향을 줄 이벤트”라며 “일시적으로는 확진자 수가 증가해 긍정적인 영향이 별로 없겠지만 이런 추세가 누그러지면 화학, 철강 등 중간재 수출이 늘고, 화장품 등 중국 관련 소비재 기업의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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