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내장 훤히 보이는 유리개구리의 은신 비결

이영애 기자 2022. 12.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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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나뭇잎 위에 마치 X레이를 찍은 것처럼 반투명한 개구리 한 마리가 앉아 잠을 자고 있다.

이번주 사이언스는 피부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몸속 장기가 그대로 보이는 유리개구리를 표지에 담았다.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듀크대 등 공동연구팀은 유리개구리가 적혈구를 반사하는 능력을 가진 간에 숨겨 몸을 투명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번주 사이언스에 실었다.

미국 열대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유리개구리는 반투명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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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초록빛 나뭇잎 위에 마치 X레이를 찍은 것처럼 반투명한 개구리 한 마리가 앉아 잠을 자고 있다. 이번주 사이언스는 피부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어 몸속 장기가 그대로 보이는 유리개구리를 표지에 담았다.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듀크대 등 공동연구팀은 유리개구리가 적혈구를 반사하는 능력을 가진 간에 숨겨 몸을 투명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번주 사이언스에 실었다.

미국 열대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유리개구리는 반투명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리개구리는 평소 활동할 때는 주변 나뭇잎과 어우러지도록 녹색을 띠다가 잠을 잘 때는 피부와 근육이 투명해져 포식자의 눈을 피한다.

해양 생태계에는 피부색을 투명하게 만드는 생물이 간혹 있지만 육지에서는 아주 드문 경우다. 혈관 속 붉은색을 띠는 적혈구가 가득 차 있어 투명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리개구리는 몸을 투명하게 만들고 싶을 때 혈액 속 대부분의 적혈구를 제거해 간에 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시 델리아 미국 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은 "유리개구리는 본질적으로 적혈구를 시야에 숨겨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들은 낮 동안 거의 호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리개구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 간에 있던 적혈구가 다시 혈액으로 들어간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리개구리가 적혈구를 간에 응집해 보관하는 과정에서는 혈전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적혈구가 뭉치면 혈전이 생기는데 유리개구리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어떤 기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쇤케 욘센 듀크대 생물학과 교수는 "유리개구리가 몸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적혈구를 간에 숨겨두고 활동할 때는 다시 혈관으로 보내는 과정에서는 혈전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메커니즘을 연구하면 혈전증, 폐색전증 등 혈전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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