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안양을 아끼는 그의 간절한 꿈, 그리고 가족[이우형 감독 인터뷰③]

[안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FC안양의 창단 10년째였던 2022시즌. 창단 이래 K리그1 승격과 가장 가까이 닿았던 해지만 바로 그 문턱에서 손을 맞잡지 못하고 멀어졌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싸웠던 시즌이기도 했다.

스포츠한국은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이우형(56) 안양 감독을 만나 2022시즌을 돌아보는 인터뷰를 했다. 안양이 한 해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2022시즌을 정리하는 기사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10G 2승→15G 무패', 안양의 물줄기를 바꾼 사령탑의 다짐[이우형 감독 인터뷰①
승부차기 앞두고 좌절된 승격... "멘붕에 잠도 못자"[이우형 감독 인터뷰②]
누구보다 안양을 아끼는 그의 간절한 꿈, 그리고 가족[이우형 감독 인터뷰③]

▶안양과 함께 다시 출발선에 서다

2022년 11월 8일, 안양 구단은 이우형 감독과 재계약을 맺으며 2023시즌에도 승격 도전을 함께하게 됐다. 이 감독은 "사실 시즌이 끝나고 나서 재계약에 대해서는 아예 마음을 비웠다. 안양과의 동행을 이어가게 되고 첫 번째로 고마웠던 것은 2년 동안 팬들과 모든 구성원들에게 아쉬움만 줬는데 내년에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책임감과 함께 처음에 감독을 맡았을 때와 같은 설렘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22시즌은 안양의 팬들과 시민들에게는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를 많이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다 보니 주위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물론 감독으로서는 너무나도 아쉬웠던 시즌이었기에 또 반복되지 않게 준비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시즌 K리그2 PO, 2022시즌 K리그 승강 PO. 이제 안양이 오를 다음 계단은 오직 승격 하나뿐이다.

그 점에서 선수 보강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가장 열을 올리고 있는 포지션으로 이 감독은 "측면 공격수 쪽이 현재 파괴력이 있는 공격 자원이 없어서 공을 들이고 있는데 선수가 안 나온다. 준척급은 있어도 바라는 정도의 상위 클라스 타겟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새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으로는 "조나탄, 안드리고는 잔류할 것으로 본다. 조나탄은 내년까지 계약이 돼 있고 안드리고도 재계약에 긍정적이다. 아코스티는 잡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연봉도 비싸지만 영입을 노리는 다른 구단이 많다"고 말했다.

2023시즌 K리그2는 지난해 11팀에 프로 전환 후 신규 가입한 천안 시티FC, 충북 청주FC까지 더해 역대 최다인 13팀이 승격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놓고 싸운다.

그렇다면 이 감독이 예상하는 직접적인 승격 경쟁 팀들은 어디일까. 그는 "가장 유력한 승격 후보는 당연히 김천 상무다. 여기에 안양, 경남FC, 부천FC, 서울 이랜드FC가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베테랑 감독이 말하는 꿈, 그리고 가족

무자비한 승격 경쟁과 좌절의 아픔, 그리고 그로부터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 그럼에도 이우형 감독이 다시 도전을 외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가족이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지휘하는 안양의 열렬한 팬이며 아내는 2021시즌이 끝나고 이 감독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구성한 주안상을 차려 고생했다는 의미의 선물로 전하기도 했다.

2022시즌이 끝나고도 아내에게 선물을 받았는지를 묻자 이 감독은 "올해는 주안상은커녕 승강 PO 못 이겼다고 아내에게 혼났다(웃음). 아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직접 와서 2차전을 봤는데 내 심정을 알기 때문에 집에서 아예 경기 얘기를 안 하더라. 사실 수원과의 승강 PO 2차전이 오후 2시 경기다보니 새벽에 일찍 출근했다. 아내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들에게 '너무 큰 짐을 지고 가는 아빠의 뒷모습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 이후에 재계약을 하고도 아내에게 축하한다는 말은 못 들었다. 힘든 직업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축하보다도 '건강 잘 챙겨야 된다'는 얘기를 먼저 들었다"고 얘기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15년 경력의 베테랑 축구 감독이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역시 안양을 떼놓고는 말할 수 없었다.

"K리그1 승격을 하게 된다면 안양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바람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안양을 승격시키고 건강한 정신을 가진 팀으로 만들어서 나중에 내가 아닌 다른 감독이 맡더라도 팀을 잘 이끌어 ACL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소망이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