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클로저 역사 썼는데...‘2주 공백’ 아쉽다니, 그래서 무섭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주간 빠진 게 아쉽다.”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21)은 타이거즈 마무리투수의 새 역사를 쓴다. 올 시즌 55경기서 3승7패32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최연소 통산 50세이브, 타이거즈 최초 2년 연속 30세이브, KBO 최연소 2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다.
정해영도 기록에는 자부심이 있다. 최근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앞으로도 최연소 타이틀로 기록을 세우고 싶다. 100세이브를 내년에 잘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면서도 “기록 생각보다 안 아프려고 노력 중이다. 큰 기록은 신경을 쓰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하나씩 차근차근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갸티비에 따르면, 올해 정해영이 세운 목표는 세 가지였다. 풀타임, 세이브 개수 늘리기, 패스트볼 힘 더 붙이기. 정해영은 씁쓸하게 웃으며 “다 실패했네요”라고 했다. 실제 8월10일 대구 삼성전 이후 24일 키움전서 돌아오기까지 2주간 어깨염증으로 쉬었다.
세이브 개수도 34개서 32개로 줄었으니 늘리지 못했다. 또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정해영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4.6km였다. 작년 144km보다 소폭 올랐다. 스피드가 구위의 모든 것은 아닌만큼, 정해영으로선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정해영은 패스트볼 회전수가 많기 때문에, 타자들이 상당히 공략하기 어려워 한다.
타이거즈에 이런 마무리는 없었다.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전문 마무리로 거듭날 모든 준비를 마친 투수다. 그럼에도 자책만 했다. 정해영은 “30세이브 달성은 기분 좋지만, 2주 정도 빠진 게 제일 아쉽다. 부진한 경기도 많았다. 블론세이브(4회), 패전만 생각난다. 내가 잘했다면 우리 팀이 가을야구를 좀 더 높은 곳에서 시작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8월에 다소 부진했다. 8경기서 3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11.57. 정해영은 “항상 8월 피안타율이 높다. 3년째 1군에서 해보니, 그때쯤 힘이 계속 떨어지더라. 알면서도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이클이 있다. 자신감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8월에는 연속으로 무너져 저도 자신감 많이 떨어졌다”라고 했다.
정해영은 NC와의 시즌 막판 창원 3연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2승1패를 하며 5위 다툼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극심한 순위다툼에 부담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고, “마무리의 무게를 느낀다”라고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한다.
마무리투수의 숙명을 알고 있으며, 스스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정해영은 “그냥 던져야 한다. 나이가 어리다고 봐주는 게 아니다. 팀에서 믿고 내보내주니 보답해야 한다. 중요한 경기서 얻어 맞기도 했는데, 그런 경기 자체가 경험이다. 그 경험을 살려야 한다”라고 했다.
정해영은 데뷔 후 3년간 159⅔이닝을 소화했다. 적지 않은 에너지가 소모된 건 맞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내년 KIA 불펜은 김대유의 가세, 신인 윤영철의 합류와 김기훈의 풀타임 등으로 강력해질 여지가 있다. 그래도 마무리는 불변이다. 정해영은 더 건강하고 강력해질 준비에 들어갔다.
[정해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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