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사우디 리더십 교체 가능성…정치 지각 변동 최대 변수”
외교부 싱크탱크인 외교안보연구소(IFANS)는 올해 마지막 국제정세보고서에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중동(中東) 지역 주요 국가의 리더십이 교체 가능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세대인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시대가 저물고, 이란의 역내 최대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도 왕좌에서 물러나는 일이 신년에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 지역의 패권을 다투는 두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 교체 또는 세대교체가 이뤄진다는 것인데, 이는 중동 정치 지형을 바꾸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외교안보연구소는 내다봤다.
24일 외교안보연구소 최신 국제정세보고서를 보면, 사우디의 연로한 살만 국왕과 와병설이 도는 고령의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시대가 곧 막을 내릴 것이라는 여론이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각도 올해 11월 새로 구성됐지만, 신년에 다시 꾸려지며 총리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2023년 중동의 주요 3국 리더십의 교체 가능성은 가장 주목할 만한 쟁점”이라고 했다.
외교안보연구소는 보고서에서 “88세를 맞는 사우디의 살만 국왕의 뒤를 이을 후계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라면서 “별 이변이 없는 한 1932년 왕국 건국 이후 최초로 3세대 왕위 즉위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국의 주역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들이 90년간 통치해 온 형제계승의 전통이 종식되고 젊은 권력이 들어서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후계 구도도 주목된다”면서 “왕위 계승자가 상시 임명되어 있는 사우디와는 달리 차기 이란 최고 지도자 예측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이란 최고 지도자는 타계 혹은 하야 등 지도자의 유고 시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Assembly of Experts)에서 호선으로 선출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하메네이의 건강 이상설이 점차 확산하고 있고, 유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위원회 내부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계 권력 선출 기준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란 최고 지도자 선출 향방은 역내 지각 변동의 변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적 인사가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경우, 더욱 강력한 대미(對美) 저항 경제 노선을 채택할 것”이라면서 “반면,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중도 개혁 성향의 인사가 등장할 경우 이란 내부 정치의 형질 변화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리더십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은 베네트·라피드 보수·중도 연립정부 내각이 붕괴함에 따라 11월 1일 치러진 선거에서 강경 보수 진영이 승리했다”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주도로 연립정부가 구성될 경우 25대 의회(Knesset) 내각의 보수화는 명약관화하다. 향후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강경정책은 물론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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