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부도시 코로나 일일확진 49만~53만명…12월에만 2억5천만명 감염 추정도"

[베이징=AP/뉴시스] 14일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 입구에서 직원들이 배달 음식을 수령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PCR 검사가 급격히 감소하자 무증상 감염자 수치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2.12.14.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중국의 한 도시에서 하루에 5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다고 한 고위 보건 관리가 말했다. 감염 물결이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중국에서 이례적이고 신속하게 대규모 확진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칭다오에서 집권 공산당이 운영하는 한 뉴스 매체는 시 보건 책임자가 동부 도시에서 하루에 49만명에서 53만명의 새로운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몇몇 다른 여러 뉴스매체에서 공유됐지만 수치를 제거하기 위해 24일 오전까지 편집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지난 23일 전국에서 4103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신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칭다오가 위치한 산둥성에서는 당국이 공식적으로 31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이달 들어 '코로나 제로' 전략의 핵심 축을 신속하게 해체하고 불시 봉쇄, 장기 검역 및 여행 제한을 폐지하여 봉쇄 전략을 빠르게 뒤집었다.

중국 내 도시들은 급증하는 감염으로 약국 진열대가 텅 비었고, 병원 병동이 가득 찼으며 화장장과 장례식장에는 밀린 것처럼 보여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엄격한 검사 의무가 종료되면서 사건 수를 추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당국은 전문가들이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를 억제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코로나19 사망에 대한 의학적 정의를 좁혔다.

중국 정부는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여겨지는 콘텐츠를 제거하기 위해 온라인 검열단을 보유하고 있는 등 중국 언론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환자 수에 대한 추정치는 드물지만 일부 언론은 의약품 부족과 병원이 의료난으로 압박을 받고 있음을 암시했다.

[베이징=AP/뉴시스] 19일 중국 베이징의 한 발열 전담 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급전환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12.19.

장시성 당국은 내년 3월까지 인구의 80%인 약 3600만명이 감염될 것이라고 23일에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이번주 목요일(22일)까지 2주 동안 성내 주요 의료기관에 코로나 환자 1만8000명 이상이 입원했으며 이 중 500명에 가까운 중증 환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한편 CNN은 중국 최고 보건 관리들의 내부 추산에 따르면 중국에서 12월 들어 20일 동안 거의 2억50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용된 수치는 지난 21일 중국 국가보건위원회(NHC)의 내부 회의에서 발표된 것으로, 두 매체는 이 문제에 정통하거나 논의에 참여한 소식통을 인용했다.

이 같은 보도가 만약 정확하다면, 중국 14억 인구의 약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코로나19 발병을 나타낸다고 CNN이 보도했다.

23일 NHC 회의록이라고 알려진 것의 사본이 중국 소셜 미디어에 유포되어 CNN에 의해 목격되었다. 문서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고 NHC는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블룸버그는 발병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당국의 논의를 매우 상세하게 설명했다. 두 보도에 인용된 추정치 중에는 지난 20일에만 중국 전역에서 3700만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폭로가 포함됐다. 이는 이날 보고된 공식 신규 감염자 수 3049명과 큰 대조를 보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문제에 정통한 두 사람의 말을 인용해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 수치를 발표한 사람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쑨양 부소장이라고 전했다.

[베이징=AP/뉴시스]중국 베이징의 공항 터미널에서 13일 방호복을 입은 승객들이 짐을 들고 있다. 중국이 베이징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함에 따라 주요 경제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를 미루고 있다고 일본 지지(時事)통신과 야후 뉴스가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13일 전했다. 2022.12.13

쑨 부소장은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속도가 여전히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베이징과 쓰촨성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 추정치는 중국이 거의 3년 동안 시행해온 엄격한 코로나 제로 정책을 갑자기 폐기하기로 12월 초에 결정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이 수치는 12월 들어 20일 동안 6만2592명의 증상이 있는 코로나 환자를 보고한 NHC의 공개 데이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다만 중국 당국이 전국 PCR 검사 부스를 폐쇄하고 무증상 사례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후 중국이 더 이상 공식적으로 총 감염자 수를 집계하지 않고 있어 NHC가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가 인용한 추정치를 어떻게 내놓았는지는 불분명하다.

공식적으로 중국은 이번 달에 단지 8명의 코로나 사망자를 보고했는데, 이는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과 노인들 사이의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부스터 비율을 고려할 때 현저하게 낮은 수치라고 CNN은 지적했다.

NHC가 지난 14일 발표한 수치에 대한 CNN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80세 이상 인구 중 42.3%만이 3차 접종을 받았다. 코로나 사망자 수를 경시하고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공식 집계의 정확성을 옹호했다.

CNN이 본 문서에 따르면 21일 비공개 NHC 회의록은 중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는지에 대한 논의를 언급하지 않았다.

벤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NHC 추정치에 대한 질문에 "그 숫자들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나는 (그 숫자들)을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자료원이 없다"며 "만약 여기에 언급된 추정 감염자 수가 정확하다면, 그것은 다음 주 안에 전국적으로 최고치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CNN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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