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휴업 첫발 뗀 ‘보수’ 이명박...“전통시장은 내 마음의 고향” [대통령의 연설]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처음인데요. 홍준표 대구시장은 취임후 꾸준히 기초단체와 중소 유통업체, 전통시장 상인회 등을 만나 설득하며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구에서도 대형마트 휴무일 평일 전환을 반대하는 이들이 아직 존재하는데요. 대구지역 마트노조 등을 포함한 22개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는 윤석열 정부조차 포기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안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이라는 꼼수로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윤석열 대통령도 이를 폐지하겠다는 대선공약을 내세웠을 정도로 보수진영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정책인데요. 공교롭게도 이 정책을 도입하고 끊임없이 전통시장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왔던 것 역시 보수진영에서 배출한 대통령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 이번 회차에서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언급된 사례들을 통해 의무휴업 제도를 재차 조명해보려 합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가 도입된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인 2012년입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는데요. 이 전 대통령이 다른 분야에서는 시장주의와 자유경쟁을 강조했던 것을 떠올리면 낯설게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연설기록을 기준으로 하면 이같은 정책을 도입한 배경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이 전 대통령은 전통시장을 언급한 횟수가 30여회에 달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압도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연설문에서 언급되는 것은 주로 어린시절 어머님과 함께 시장에서 장사를 했던 추억과 전통시장을 이용해달라는 호소입니다.
가장 상징적인 연설은 2009년 11월 ‘전국우수시장박람회 개막식 축하 메시지’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통해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도 전통시장 출신입니다. 포항의 죽도시장, 서울의 이태원시장 등 전통시장은 제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지금도 시장에 가서 열심히 장사하시는 분들, 장을 보러 오신 분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제가 용기를 드리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힘을 얻고 돌아오곤 합니다”라며 전통시장에 깊은 애정을 보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서 “우리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장소가 아닙니다. 언제나 덤이 있고 인심이 넘치며, 안부를 걱정하는 사랑과 정이 있는 공간입니다.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는 볼거리도 많은 문화의 공간이기도 합니다”라 말했습니다.
2008년 ‘추석 인사말씀’에서는 “요즈음 많이 힘드시지요. 얼마 전 전통시장에 나가봤더니 손님들은 물가가 올라서 걱정이고, 장사하시는 분들은 추석이 이렇게 힘들었던 때가 없었다고 한숨을 짓고 있었습니다”라며 “저는 그 심정을 너무나 잘 압니다. 제가 어머니와 함께 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할 때, 손님이 적고 장사가 잘 안 되면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저는 말로 위로하는 어떤 사람보다도 다만 얼마라도 사 주는 사람이 그렇게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통시장에 들릴 때 마다 꼭 물건을 사 들고 옵니다”라고 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도입되기 전년도인 2011년 ‘제73차 라디오·인터넷 연설 - 이웃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께 특별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라며 “조금 덜 알려지고,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에 한번쯤 가 보시면 좋겠습니다. 전통시장 경기가 살아나면 지역경제와 서민경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 제수용품 가격을 비교해 봤더니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도 평균 20~30% 낮았다고 합니다. 채소와 산나물, 생선 가격은 더 저렴합니다”라고 전통시장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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