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인파 통제, 시민은 멀어도 안전한 길…달라진 성탄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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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경찰서입니다.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안전이 가장 소중합니다. 용산구에서 인파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길이 혼잡하니 경찰관 수신호에 따라 중국 대사관 쪽으로 우회해 가시기 바랍니다."
성탄절 전날인 24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외관에 설치된 초대형 미디어파사드 영상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이 끝없는 가운데 경찰은 반복적인 안내방송을 하며 인파 통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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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반복 안내방송 등 통제 노력
“남대문경찰서입니다.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안전이 가장 소중합니다. 용산구에서 인파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길이 혼잡하니 경찰관 수신호에 따라 중국 대사관 쪽으로 우회해 가시기 바랍니다.”
성탄절 전날인 24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신세계백화점 외관에 설치된 초대형 미디어파사드 영상을 보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이 끝없는 가운데 경찰은 반복적인 안내방송을 하며 인파 통제에 나섰다. 성탄절 인기 명소로 부상한 이곳에서 시민들은 활짝 웃으며 사진 촬영을 하기 바빴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뒤 열린 연말 이벤트에 경찰은 안전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디어파사드 관람을 위해 멈추는 사람들과 이동하는 사람들이 뒤섞이기 쉬운 백화점 앞에서 경찰은 시민들의 동선을 통제하고, 계속해서 이동 경로를 안내하는 등 한꺼번에 인파가 밀집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은 이날 명동 일대에 2개 기동대 140명과 관할 경찰관 30여명을 투입했다.
이날 저녁 6시께 명동 일대에서는 정부 규탄집회가 열리며 참가자들의 행진도 이어졌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이동이 이뤄졌다. 신세계백화점 쪽도 관람 구역과 이동 통로를 분리하는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안전 관리 인력을 곳곳에 배치해 사고 예방에 나섰다.
아내와 딸과 함께 미디어파사드 관람을 위해 명동을 찾은 김아무개(49)씨는 “경찰 안내에 따라 뒤로 떨어져 구경하고 있다. 작년 행사 때보다 사람은 더 많은 것 같은데, 관리는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도 지시를 따라 조심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성탄절 주말 명동 골목도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모습이었다. 가족과 연인,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 입구부터 명동성당, 명동역에 이르는 거리를 가득 메웠고, 골목을 따라 길게 설치된 조명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명동거리 실명 노점상 362곳이 안전한 통행을 위해 이날 집단 휴업을 하면서, 보다 원활한 이동도 가능했다.
비록 좁은 골목의 인파 밀집도는 더 높았지만, 시민들은 서로 일정 거리를 유지하거나 천천히 움직이는 등 조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태원 골목 (폭이) 이 정도 되는 거 같은데”라거나 “위험한 것 같다”고 말하며 사람이 많은 곳은 돌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장사를 하루 쉬게 된 노점상 상인들은 명동복지회(명동 노점상연합회)에서 정비단을 만들어 순찰 및 통제 자원봉사를 도맡았다. 이날 자원활동에 나선 한 상인은 “오늘 장사를 접어 아쉽긴 하지만, 시민들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매해 성탄절마다 부모님과 명동을 찾는다는 신혜림(31)씨는 “이태원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지만, 코로나를 지나 사람이 많은 걸 보니 활기도 느껴진다. 노점상이 없어 이동이 편한 점도 있었다”며 “경찰의 통제 노력도 보이고, 시민들도 서로 밀지 않고 조심히 가는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성탄절인 이번 주말 서울 명동을 포함해 강남역과 홍대 및 종로, 부산, 대구 울산 등 전국 37곳에 5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해 지역 관할 경찰서 경찰관 656명과 8개 기동대(약 480여명)를 배치하기로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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