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서 전한 벤투 진심 "계약기간 입장차로 결별, 韓 떠나기 어려웠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이끈 이끈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감독직을 이어가지 않은 이유와 한국을 떠날 때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했다.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 ⓒKFA

벤투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 얘기를 전했다.

벤투는 "재계약과 관련해 첫 번째 대화를 나눴던 4월, 대한축구협회는 우리와 계속 함께하기를 원했지만 9월에는 계약 기간을 두고 입장차가 있었다"며 "나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한번 더 아시안컵,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장기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협회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주요 원인이 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을 원했다. 하지만 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선택지를 벤투에게 제시했다. 여기서 입장차가 갈린 것.

벤투는 "월드컵 전 계약 연장과 관련해 협회 측이 한 번 더 접근했다.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해봤지만 월드컵이 끝나면 떠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다시 굳혔고 브라질전 이후 협회와 선수들에게 내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브라질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전한 바 있는 벤투 감독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과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벤투다. 그는 "희생할 줄 아는 프로 정신을 가진 선수들을 알게 됐다. 항상 팀을 생각하는 이들이었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4년 4개월 동안 한국인들은 엄청난 존경과 애정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도 큰 영향을 받았고 팬들의 성원을 뒤로 하고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팬들이 공항까지 와서 작별 인사를 건넨 것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장면"이라고 얘기했다.

소문만 무성한 채 아직 새 둥지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는 벤투 감독이다. 그는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선호하는 쪽은 특별히 없다. 휴식을 취하며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