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캐나다 서부 허드슨만 북극곰 5년 만에 27% 줄어

이주영 2022. 12. 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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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북극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캐나다 서부 허드슨만에 사는 북극곰 개체 수가 지난 5년간 2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누나부트 준주(準州) 정부의 의뢰로 허드슨만 일대 북극곰 실태를 조사한 야생동물 생물학자 스티븐 앳킨슨 박사팀은 이 지역에 서식하는 북극곰 수가 지난해 618마리로 2016년(842마리)보다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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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개체 수, 1980년대 절반 수준…감소 속도도 점점 빨라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기후변화로 북극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캐나다 서부 허드슨만에 사는 북극곰 개체 수가 지난 5년간 2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허드슨만 근처의 북극곰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캐나다 누나부트 준주(準州) 정부의 의뢰로 허드슨만 일대 북극곰 실태를 조사한 야생동물 생물학자 스티븐 앳킨슨 박사팀은 이 지역에 서식하는 북극곰 수가 지난해 618마리로 2016년(842마리)보다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현재의 북극곰 개체 수는 1980년대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며 개체 수가 2011~2016년 11% 감소한 것에 비하면 감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영리 자연보호단체 '폴라 베어 인터내셔널'(Polar Bears International)의 존 와이트먼 박사는 "여러 면에서 매우 충격적 결과"라며 "진짜 심각한 것은 이런 개체 감소가 해빙 줄어드는 게 멈추지 않으면 결국 북극곰 멸종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허드슨만에 사는 곰들은 매년 가을 아북극권의 대표적 관광도시인 마니토바주 처칠을 거쳐 북쪽 해빙 지대로 돌아간다. 이 때문에 이 지역 곰들은 세계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이뤄진 북극곰 집단으로 꼽히며 연간 720만 캐나다달러(미화 530만 달러)로 추산되는 이 지역 관광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극곰은 얼음에 의존해 사냥하며 살아간다. 숨쉬기 위해 얼음 숨구멍으로 고개를 내미는 물개를 잡아먹는 식이다. 그러나 북극이 지구의 다른 곳보다 4배나 빨리 따뜻해지면서 허드슨만의 얼음은 매년 봄 더 일찍 녹고 가을에는 더 늦게 얼어 곰들이 사냥할 수 없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난 5년 중 4년간은 허드슨만 얼음 상태가 비교적 좋았다며 개체 감소와 얼음 감소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신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지역 물개 수가 줄어든 것이 북극곰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앳킨슨 박사는 일부 곰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성체 수컷 곰의 숫자는 거의 변화가 없고 어린 곰과 성체 암컷의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볼 때 이주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추정했다.

앨버타대 북극곰 연구실 앤드루 데로처 박사는 "2021년에는 새로 태어난 북극곰 수가 매우 적었다"며 "천천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얼음 상태가 나빠지면 나이가 많은 곰일수록 훨씬 더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현재 북극곰 무리가 서식하는 곳은 러시아, 알래스카, 노르웨이, 그린란드, 캐나다 등에 19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 가운데 캐나다 허드슨만 무리가 가장 먼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된 한 논문은 온실가스 배출을 강력히 억제하지 않으면 북극곰 무리 대부분이 2100년까지 붕괴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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