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탄도미사일" vs "정찰위성"…김여정 또 막말 담화
<출연 : 이봉석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북한이 지난 일요일 발사체 두 발을 쐈는데, 이를 두고 남북은 이번 주초 내내 공방을 벌였습니다.
우선 우리 합참은 북한이 일요일 오전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다음날인 월요일 탄도미사일이 아니라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서울 용산과 인천의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도 공개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정찰위성으로서 성능이 조악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부부장이 또 막말성 담화를 발표하며 조악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대해 발끈했습니다.
이란에 이어 북한도 러시아 측에 무기를 지원했다고 미국이 발표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반격능력 보유를 공식화한 일본이 그동안 미국의 방패 역할을 해왔던 자위대가 앞으로 가지게 될 창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두고서 미국과 본격 협의에 나섭니다.
[앵커]
미 백악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미스터 김'으로 부르며 대화 복귀를 촉구한 지 하루 만이죠.
북한이 지난 일요일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고 합참이 발표했는데, 어디서 쐈고 얼마나 날아갔나요.
[기자]
네, 지난주 북한이 고체연료 로켓엔진 실험을 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합참이 밝힌 발사체의 발사 장소는 이 실험을 진행한 곳과 같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입니다.
이에 따라 고체연료를 사용한 탄도미사일을 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습니다.
발사체는 고각으로 발사돼 최고고도 550㎞까지 올라간 뒤 500㎞ 정도 비행했습니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바깥에 낙하했습니다.
정상각도로 발사됐다면 최대사거리가 보통 1천㎞에서 2,500㎞인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MRBM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하지만 액체연료를 쓰는 미사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합참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로 판단한 뒤 대통령실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북한은 다음날 정찰위성 시험이었다고 발표했다면서요.
우리 군 당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자]
네, 조선중앙통신은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시험을 진행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위성촬영 그리고 데이터 전송, 지상관제체계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기본목적을 둔 시험이었다는 겁니다.
북한의 발표 내용 잠시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조선중앙TV> "시험을 통하여 우주환경조건에서의 촬영기 운용기술과 통신장치들의 자료처리 및 전송능력, 지상관제체계의 추적 및 조종정확성을 비롯한 중요기술적 지표들을 확증한 데 대하여…."
북한은 대략적인 군사정찰위성 발사 일정도 공개하며 기술적 자신감도 나타냈는데요, 내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는 겁니다.
내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 등이 발사 시점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발표와 무관하게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초기 판단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합참의 발표 내용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준락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탐지 제원을 바탕으로 북한이 어제(18일) 발사한 것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한미 정보 당국의 평가는 변함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위성은 로켓에 실어 쏘는데요, 어차피 위성 로켓과 탄도미사일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일본 정부는 "정찰위성에 관한 무언가의 시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찰위성이라는 북한은 용산 대통령실 등 위성시험용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공개했죠. 어떤 의도인가요?
[기자]
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송도 센트럴파크와 용산 대통령실 일대 등 2장입니다.
흑백 사진이고, 대통령실 등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입니다.
정찰위성의 성능을 얘기할 때 분해능이라는 말을 씁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즉 해상도를 말하는데요,
북한은 이번 위성의 분해능이 20m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정찰위성이라고 말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분해능이 0.5m 정도는 되어야 하고 대학에서도 1m는 거뜬히 만든다는 건데요.
잠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미국의 군사정찰위성 같은 경우는 지상에 있는 10㎝ 물체까지 식별한다고 하거든요."
미국의 전문가는 1960년대 수준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뒤처졌으니 그만큼 발전의 여지는 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은 남한을 내려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려고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위성사진 공개 사흘 만인 목요일 정부는 평양 김일성광장 일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의 위성사진은 흑백이었지만, 우리 정부가 공개한 건 컬러였습니다.
나무 한 그루까지 식별이 가능해 기술 수준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앵커]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조악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는데, 여기에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서서 발끈했다면서요.
[기자]
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냈습니다.
그동안 자주 접하셨겠지만, 남측에 대한 욕설과 비아냥이 가득해서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담화문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북한이 정찰위성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우리 측에서 나온 각종 분석과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는데요.
우선 군사위성 치고 해상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
"누가 일회성 시험에 값비싼 촬영기를 설치하고 시험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북한이 과연 정찰위성을 발사할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던 것도 사실인데,
김여정 부부장은 "최근의 사변들을 곰곰이 돌이켜보라. 우리가 하겠다고 한 것을 못한 것이 있었는가를…"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담화에서 정찰위성과 관련한 내용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것은 ICBM과 관련한 언급이었습니다.
그동안 북한의 ICBM 기술에 대해 사거리는 충족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은 이에 대해 "별걱정을 다 해주는 꼴을 본다"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필요한 실제각도 발사와 관련해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화성-17형 같은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겁니다.
이럴 경우 북한은 ICBM을 1만㎞ 이상 날려 보내 태평양에 떨어지게 하는 초대형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북한이 이렇게 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데요.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실제) 1만5천㎞를 날아가게 할 거냐는 문제잖아요. 제가 볼 때는 그런 건 아니고요. 추진하는 것을 양을 좀 줄여서, 그래도 한 5천㎞ 이상 나가는 것으로 실제 발사를 할 가능성은 있지 않은가."
북한이 ICBM 정상발사를 위협한 날, 화요일인데요, 미국은 전략자산인 폭격기 B-52H와 스텔스 전투기 F-22를 동원해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훈련을 했습니다.
세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F-22의 한반도 전개와 연합훈련은 4년 만입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맞대응 성격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은 어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두 발 모두 고체연료를 사용한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측에 무기를 판매했다고 미국이 주장했죠.
어떤 무기를 팔았다는 건가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질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미국 백악관의 발표 내용입니다.
러시아 정부에 직접 판 건 아니고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에 팔았다는 겁니다.
백악관의 발표 내용 잠시 듣고 이어가겠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 "북한이 비용을 받고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습니다."
여기서 와그너 그룹이 어떤 회사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와그너 그룹은 준 군사 조직입니다.
실체가 드러난 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때니까 창설은 그 이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설립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분쟁에 개입해 민간인 학살 등을 자행해 악명을 떨쳤습니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여기에 와그너그룹 용병 400명이 투입됐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미국은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 계약직 1만 명과 죄수 4만 명 등 5만 명을 투입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와그너그룹에 대한 푸틴의 의존도가 더 커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다시 북한의 무기 제공 얘기로 돌아오면요, 미국은 제공 무기 규모가 전쟁 양상을 바꿀 수준은 아니지만, 북한이 추가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국의 이런 발표가 나오자 영국 정부 등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을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발표에 앞서 일본 언론에는 북한이 지난달 러시아에 포탄 등 군수물자를 철도로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북한은 이에 대해 모략보도이자 가장 황당무계한 여론 조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와그너그룹 측도 추측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일본이 지난주 확정한 반격능력 보유와 관련해 미국과 논의한다고요.
과거 미군이 창, 일본 자위대는 방패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 자위대가 창의 역할도 하게 될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논의가 이뤄질까요.
[기자]
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확정 직후 미국은 환영 입장을 나타냈었습니다.
여기엔 동아시아에서 안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있습니다.
우선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베단트 파텔 / 미 국무부 부대변인(16일)> "우리는 강화된 역할과 임무, 역량에 대한 투자 증대 그리고 긴밀한 방위 협력을 통해 동맹을 현대화하려는 일본의 약속에 박수를 보냅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모든 레벨에서의 긴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다음 달 초 미국을 처음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인데,
이 자리를 통해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위력 강화 방안을 직접 설명할 예정입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2015년에 마지막으로 개정됐는데요, 한반도와 대만에서 유사시 등 상황에 일본 자위대가 갖게 될 창이 어떻게 활용될지가 협의될 수 있는 겁니다.
일본 지지통신은 "미국과 일본이 군사 분야에서 더 단결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화요일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문을 내고 일본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에 엄중한 안보 위기를 몰고 오고 있다면서 실제 행동을 거론하며 경고했습니다.
[앵커]
북한이 지난 일요일 발사한 발사체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었다는 우리 군의 발표에 북한은 정찰위성 시험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당시 북한이 공개한 위성사진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김여정 부부장이 욕설을 퍼부으며 반박했습니다.
어제도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는데, 최강의 전투기 미국 F-22가 4년 만에 한반도에 전개된 것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긴장은 이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북한이 러시아 측에 무기를 지원했다고 미국이 주장하고 일본은 미국과 군사적 밀착 행보를 보여 국제 진영의 양분 현상은 갈수록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기자,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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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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