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주지훈 "최성은, 훌륭하고 우직한 친구더라. 변화무쌍한 연기 가능한 배우" [인터뷰M]
김경희 2022. 12. 24. 16:16
영화 '젠틀맨'에서 납치 사건 누명을 벗기 위해 검사로 위장한 흥신소 사장 '지현수'를 연기한 주지훈을 만났다. 영화 속에서 주지훈은 억울한 누명을 쓴 흥신소 사장에서 독기 어린 복수자, 세상 쿨하고 멋진 범죄자의 3단 변신을 하며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영화를 연출한 김경원 감독은 주지훈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었다. 실제 시나리오를 보며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냐고 물으니 주지훈은 "느껴지더라."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 친구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나 상황을 대할 때 능글거리는 모습이 저의 사적인 모습과 많이 닮았더라. 말을 전개하는 방식, 어휘, 어투, 무드 등에서 감독님께서 저의 인터뷰나 예능에서의 개인적인 모습을 많이 참고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약간의 양스러움이 있더라. 저도 고등교육을 받고 잘 자랐는데 왜 다들 나를 놓고 썼다고 하면 양끼가 있는 모습을 그리시는지 모르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대본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는 주지훈은 "대본을 보면 미니멀하게 맞아떨어지더라. 이야기가 갖고 있는 힘이 있다. 예산이 작은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위트 있게 진행되더라. 반전도 있고 힘없는 사람이 거대 권력을 이겨가는 이야기가 충분히 극적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해놔서 쉽고 재미있었다."라며 대본을 읽고 느꼈던 작품의 매력을 언급했다.
그가 시나리오를 좋게 봤던 또 다른 이유는 감독의 센스 때문이었다. 그는 "감독님이 너무 스마트하게 중간중간 비트가 있는 곳에서 자기가 어떻게 전환할지 레퍼런스 삼을 음악을 다 적어놓으셨더라. 그래서 대본을 볼 때 음악을 들으면서 봤더니 '이렇게 가려는구나'라는 느낌을 알겠더라. 연출의 시각을 정확하게 명시해 줘서 이 감독님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청각을 통해 상상력을 배가시키며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했다.
주지훈은 극중 대립 관계를 이루는 역할에 박성웅을 추천했다고도 했는데 "대본을 보는데 누가 봐도 박성웅을 놓고 썼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박성웅이 눈에 그려지더라. 개인적으로 누가 등장만으로 긴장감을 가져올 수 있을까 생각하면 박성웅이 떠올랐다. 나쁘거나 악역이라서가 아니라 존재만으로 긴장감을 가져올 수 있는 배우는 박성웅이라 생각해서 감독님께 이야기했다."라며 박성웅을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성웅은 주지훈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한번 고사를 했다고 한다. 그런 박성웅을 설득시켜 결국 함께 연기를 하게 한 과정에 대해 주지훈은 "저는 상대에게 부담 주는 게 너무 싫다. 저도 무리한 부탁을 많이 받아봤고, 그럴 때 거절하게 되면 잘못이 아닌데도 미안해지더라. 그런 감정을 전달하고 싶지 않아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김남길, 박성웅과의 단톡방에서 '시원하게 거절하셨다고요' 했더니 바로 전화가 왔더라. '네가 그렇게까지 하면 대본 한 번 더 볼게' 하시더니 두 시간 만에 하겠다고 하셨다"라며 남자다운 시원시원한 대화로 설득 아닌 설득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아마도 주지훈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박성웅에게 전달되어서 였을 것이다. 그는 "저는 대본이 너무 좋았다. 대본이 예산이 크지 않은 영화였다. 신인 감독이라 불안할 수있는데 저는 감독을 많이 만나서 신뢰를 가졌었다. 김경원 감독은 글 잘 쓰는 감독님 중 한 분이라 딱히 분석할 필요가 없다. 대본에 흐름이 잘 나와있고 무드가 잘 나와 있다."라고 감독과 시나리오를 칭찬하며 "거기에 더해 티키타카가 잘 맞는 사람이면 함께 있는 게 즐겁고 그게 잘 맞으면 연기도 잘 맞다. 영화는 드라마보다 시간이 있으니까 배우들이 조금 더 자주 모이고 서로의 취향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많이 하게 된다. 사적으로도 친한 박성웅과 연기하는 게 좋았고, 그 덕에 작품도 잘 나온 것 같다."라며 박성웅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최성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주지훈은 최성은을 "너무 훌륭한 친구, 엄청나게 우직한 친구. 감독님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친구"라며 극찬을 했다.
그는 "'김화진' 캐릭터는 자칫 재미없다고 생각될 수 있어서 어쩌면 안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생각했었다. 주변에 위트 있고 센 캐릭터들이 포진해 있는데 '김화진'만 특별한 색깔 없이 대사의 말맛도 없이 직진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결국 정의가 승리하는 이야기여서 이야기가 빌드업 되면서 마지막에 쾌감이 있는 캐릭터였다. 최성은은 그걸 이해하고 연기한 것 같다. 현장에서도 불필요하거나 치기 어린 불안감에 변주하려 하지 않고 우직하게 대본 그대로 쭉 밀고 가더라. 뭔가 알고 연기하는 친구 같았다. 영화가 끝나면 더 단단해 보일 것 같았고 실제로 정말 든든했다."라며 충무로의 무서운 신인이라는 평을 받는 최성은에 대해 이야기했다.
성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 '젠틀맨'은 12월 28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콘텐츠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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