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고 무너지고…폭설 맞은 농촌, 제설·복구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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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지금 안 치우면 무너져요."
대설특보가 해제된 24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에 있는 한 포도 농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주인 부부가 비닐하우스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진땀을 뺐다.
주인 부부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하우스 빈틈에 장대를 넣어 위에 쌓인 눈을 거둬냈다.
부부는 농장 옆에 마련해 놓은 장작을 태우며 몸을 녹이고 다시 눈을 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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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시설하우스 40동·축사 9동 파손…전남도 "피해 복구 총력"
(담양=연합뉴스) 차지욱 기자 =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지금 안 치우면 무너져요."
대설특보가 해제된 24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에 있는 한 포도 농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주인 부부가 비닐하우스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진땀을 뺐다.
사흘 동안 담양에는 최고 25.9㎝의 눈이 쌓였다.
하우스를 덮고 있는 비닐도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철근 사이사이를 비집고 무겁게 내려앉았다.
주인 부부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하우스 빈틈에 장대를 넣어 위에 쌓인 눈을 거둬냈다.
조금이라도 눈 무게를 덜어야 하우스 철근이 무너질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장대로 눈을 쓸어낼 때마다 눈덩이가 우수수 떨어졌고, 부부의 얼굴과 몸에도 흩뿌려진 눈이 쌓였다.
추운 날씨에 양 볼은 금세 빨개졌고 손도 얼어붙었다.
부부는 농장 옆에 마련해 놓은 장작을 태우며 몸을 녹이고 다시 눈을 치웠다.
연신 눈을 쓸어내리던 김용심(65) 씨는 "날이 추워서 눈이 안 녹고 단단하게 뭉쳐 있다"며 "철근까지 내려앉을 수 있어 조금이라도 치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 전교길(66) 씨도 "춥고 힘들지만, 별수 있겠냐"며 "내년 농사를 지으려면 하우스를 지켜야 하니 어쩔 수 없다"며 일에 집중했다.
전날 폭설로 축사 5개 동이 무너져 내린 인근 한 오리 농가도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방호복을 챙겨 입은 지자체 관계자들은 무릎까지 차오른 눈을 삽으로 퍼냈다.
일부는 축사 위에 올라가 지붕 위에 쌓인 눈을 바닥으로 쓸어 내렸다.
담양군 관계자는 "추가로 무너질 것 같은 축사 위에 쌓인 눈을 먼저 치우고 있다"며 "오리를 옮길 장소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축사를 지켜보던 농장 주인은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농장 주인 배민정(43) 씨는 "위험하다고 해서 무너진 축사에 전혀 못 들어가고 있다"며 "알을 낳는 오리라 밥이랑 물을 제대로 못 먹으면 수정률이 떨어지고 회복에도 오래 걸려 앞으로 생계가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시설하우스 40동(담양 31동, 곡성 3동, 보성 1동, 화순 2동, 영광 3동), 축사 9동(담양 3동, 보성 1동, 함평 4동, 화순 1동)이 파손 등 피해를 보았다.
겨울철 빈 비닐하우스가 많아 농작물 피해는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딸기, 마늘, 파 등 작물이 눈에 파묻히는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마친 뒤 복구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며 "농가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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