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때 밀어요?” 외면에 목욕탕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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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대중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수십년 동안 운영해오던 목욕탕들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용객 급감과 수도·가스 요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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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옛날에는 때를 밀어야 개운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안 가다보니 이제는 목욕탕이 어색해요.” 직장인 박모(30)씨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탕을 찾던 애호가였지만 코로나19가 터진 이후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게 됐다. 혹시 감염된 건 아닐까 불안해 요즘은 절대 가지 않는다.” 직장인 배모(36)씨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대중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수십년 동안 운영해오던 목욕탕들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용객 급감과 수도·가스 요금 인상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25일 서울시 목욕장업 인허가 정보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3년 간 서울시내에서 총 241개의 목욕탕이 사라졌다. 2020년 92곳, 2021년 81곳이 문을 닫았고, ‘위드 코로나’로 접어든 올해에도 68개 업장이 폐업했다. 폐업 신고 없이 무기한 휴업 상태인 곳까지 고려하면 숫자는 더욱 많아진다.
올해 문을 닫은 68개 업장의 30%가 20년 넘게 운영한 곳들이었다(인허가일 기준). 폐업된 업소들의 인허가일을 살펴보면 ▷1960년대 1개 ▷1970년대 1개 ▷1980년대 4개 ▷1990년대 10개 ▷2000년대 33개 ▷2010년대 17개 ▷2020년대 2개였다.
1989년부터 33년간 영업해온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중목욕탕은 지난 9월 문을 닫았다. 사장 A(40대)씨는 본지 통화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던 목욕탕을 물려받아 10년 넘게 꾸려왔지만 최근엔 견딜 수 없어 결국 폐업했다”며 “월 1000만원이던 매출이 코로나19 이후 월 50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욕탕 관리비·수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남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목욕탕을 운영 중인 B씨(73)는 “번화가에 있는 대형 목욕탕, 비싼 손님만 받는 고급 목욕탕들도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며 “운영 경비는 계속 늘어나는데 요금을 올리기는 어려워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목욕탕은 이른바 ‘3밀(밀폐·밀집·밀접 접촉)’ 환경의 대표격으로 코로나 유행 초기부터 최대 위험 장소로 시민들 머릿속에 각인됐다. 특히 코로나 4차 대유행 시기였던 지난해 7~8월 15건의 목욕탕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올해 들어 급증한 가스비와 수도 요금도 경영난을 심화했다. 지난 2020년 ▷사용량 500㎥ 이하 360원 ▷500㎥~2000㎥ 이하 420원이던 서울시 욕탕용 상수도 요금(㎥당)은 올해 사용량에 관계없이 440원으로 올랐다. 내년부터 500원으로 상승한다. 지난 3년 동안 38% 오르는 셈이다. 도시가스 요금도 올 들어서만 40%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초 1MJ(메가줄) 당 13.0937원이었던 목욕탕용(영업용2)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 10월 18.3183원으로 올랐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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