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 시청한 여왕 성탄절 연설, 찰스 3세가 기록 깰까

김태훈 2022. 12. 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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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즉위 후 처음으로 성탄절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송에 출연한다.

지난해 무려 900만명이 시청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성탄절 방송을 능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에서 국왕이 성탄절을 맞아 방송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는 관행은 꼭 90년 전인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왕의 성탄절 TV 방송 자체가 엘리자베스 2세 치세에 시작되었으니 영국인들 입장에선 여왕 말고 다른 국왕의 성탄절 연설을 접하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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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윈저성에서 25일 방영될 기념연설 녹화
BBC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에 헌사 바칠 것"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즉위 후 처음으로 성탄절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송에 출연한다. 지난해 무려 900만명이 시청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성탄절 방송을 능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왕실의 영지인 윈저성에서 오는 25일 성탄절에 TV로 방영될 대국민 연설을 녹화하는 모습. 윈저=AF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최근 윈저성 내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영국인와 영연방 회원국들 국민 등에게 성탄절 기념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을 녹화했다. 해당 영상은 성탄절 당일 방송될 예정이다. BBC는 지난 9월 96세를 일기로 서거한 한 전임 국왕이자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에 대한 헌사가 찰스 3세의 연설에 담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에서 국왕이 성탄절을 맞아 방송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는 관행은 꼭 90년 전인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왕 조지 5세의 성탄절 기념 연설이 처음 라디오 전파를 타고 영국인들에게 전해졌다. 소설 ‘정글북’으로 한국인들한테도 낯익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이 조지 5세의 방송 대본을 썼다고 한다.

이후 텔레비전(TV)이 일반 가정에도 널리 보급되며 1957년 엘리자베스 2세가 최초로 TV에 출연해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당시 여왕은 “TV 덕분에 성탄절 많은 국민들이 집에서 내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말로 기술의 진보에 찬사를 보냈다.

이렇게 시작한 엘리자베스 2세의 성탄절 연설은 2021년이 마지막이 되었다. 마침 그해는 1947년부터 74년 가까이 해로한 남편 필립공(公)이 세상을 떠난 해였다. 여왕은 사랑하는 필립공을 추모하고 그가 영국 왕실에 기여한 업적을 기리며 개인적 찬사를 바치는 데 성탄절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듯 “이제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주려 한다”는 소회도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57년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성탄절 대국민 메시지를 TV로 전달하는 모습. 당시 여왕의 나이 31세였다. 게티이미지 제공
여왕의 이 성탄절 방송은 거의 900만명을 TV 앞으로 모이게 만들었다. 2021년 성탄절에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본 프로그램 1위에 올랐을 정도다.

국왕의 성탄절 TV 방송 자체가 엘리자베스 2세 치세에 시작되었으니 영국인들 입장에선 여왕 말고 다른 국왕의 성탄절 연설을 접하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BBC는 찰스 3세가 여왕이 영국 및 영연방 회원국들에 남긴 유산을 나열하며 고인을 기리는 데 상당한 비중을 할애할 것으로 내다봤다. 열혈 환경주의자인 그가 기후변화 예방과 극복, 그를 위한 인류 공동의 노력을 강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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