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꽁초 젖병’은 심했다”…담뱃갑 경고그림, 아동학대 논란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2. 12. 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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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뀌는 담뱃갑 경고그림 [제공=보건복지부]
금연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 바뀌는 담뱃갑 경고그림이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담뱃갑의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는 금연을 더욱 강하게 유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새롭게 변경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6월22일 고시했던 제4기 담뱃갑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가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3일부터 적용된다. 바뀐 그림과 문구는 앞으로 24개월간 담뱃갑에 사용된다.

모두 12종(궐련 10종, 전자담배 2종)인 경고그림은 액상형 전자담배 1종을 제외하고 다 교체됐다.

대표적으로 담배 연기에 코를 막는 아이의 얼굴을 표현한 그림이 담배꽁초가 가득한 젖병을 아기에게 먹이는 그림으로 바뀌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 측은 “경고그림에 영유아를 등장시킨 이유는 유아나 청소년이 간접흡연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기존 경고그림에서도 간접흡연 피해를 나타내기 위해 어린이가 등장했고 콜록대는 모습 등을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직관적인 표현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경고그림에 대해 아동학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아동학대 모습으로 혐오감을 주고 모방범죄 우려 또한 심각한 신생아에 ‘꽁초 젖병’을 물리는 담뱃갑 포장지 경고그림의 사용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협은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 제3항 단서에 따르면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신생아에게 ‘꽁초 젖병’을 물리는 그림은 그 자체로 아동학대의 모습으로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 담뱃갑 포장지 그림에 대한 아동학대 모방범죄마저 심히 우려된다”며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도 아기를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은 담뱃갑 경고그림과 경고문구를 24개월 주기로 고시하도록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이드라인 11조도 주기적인 수정·보완을 권고한다.

담뱃갑 경고그림·경고문구 제도는 지난 2016년 12월23일 처음 시행됐다. 2016년 40.7%이던 성인 남성 흡연율은 2020년 34.0%로 낮아졌는데, 이 제도가 담뱃값 인상 등 다른 조치와 함께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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