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 맞서 민주화 운동 해동건설 박형선 회장 별세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살이...사업가로 성공

해동건설 박형선 회장.

[헤럴드경제(광주)=박대성 기자] 군사독재 박정희·전두환 정권에 항거했던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이 24일 오전 1시 54분 급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광주서중과 광주일고를 졸업한 고인은 1972년 전남대학교에 입학해 '민족사연구회'에 가입한 뒤 당시 박정희 유신정권에 반대하며 학생운동에 가담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11개월 동안 수감됐다.

고인은 '5·18 마지막 수배자'인 고(故) 윤한봉 선생의 권유를 받고 1976년 고향인 보성으로 내려가 가톨릭 농민회 회원으로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그해 11월 전남 함평군 단위농협이 농민들에게 전년보다 비싼 값에 고구마를 전량 수매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함평 고구마 투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고인은 전남대 3학년 때 들불야학을 창립해 노동운동을 하던 여동생 박기순 열사가 1978년 12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고인은 전두환 신군부의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 조치에 의해 예비 검속돼 상무대 군 영창에 수감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이기도 하다.

고인의 형은 한겨레신문 기자였던 박화강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부인 윤경자씨는 윤한봉 선생의 여동생이다.

1970년대 후반 보성건설을 창업한 고인은 이후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민청학련 사건을 통해 알게 된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아들 찬(해동건설 대표)·지웅이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광주 서구 천지장례식장(062-527-1000), 발인은 26일 오전 9시 40분, 장지는 국립 5·18 민주묘지이다.

parkd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