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는 내 자부심" 조윤서의 배움과 성장 [★FULL인터뷰]
최근 서울시 종로구의 스타뉴스 사옥에서 조윤서와 만나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빼미'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조윤서는 '소현세자'(김성철 분)와 함께 8년 만에 조선으로 돌아온 세자빈 '강빈' 역을 맡았다.
'올빼미'는 손익분기점(210만)을 돌파한 것은 물론 개봉 이후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최장 기록을 세웠다. 조윤서는 "사실 기술 시사 때부터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다. 다만, 시장이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들뜨지 말자는 생각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성적이 나와서 기쁘다"라며 "무대인사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셔서 잠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윤서는 '올빼미'와 처음 만나게 된 과정을 밝혔다. 그는 "'강빈' 역할이 캐스팅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촬영 2~3주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강빈' 역할이 캐스팅이 안 됐었고, 감독님이 주변에 수소문을 하셨다. 저도 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셨다. 오디션 보고 돌아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당시 오디션장에 영화 관계자들이 10명 넘게 계셨는데 제가 만장일치로 뽑혔다고 하더라"라고 수줍게 밝혔다.
조윤서는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올빼미'라는 작품의 힘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디션 제안을 받고,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 제가 대본 하나 보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올빼미'는 앉은 자리에서 한 시간도 안 돼 다 읽을 정도로 흡인력이 좋은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올빼미'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느꼈다는 조윤서는 출연 결정이 난 후 기쁨과 두려움이 공존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무섭기도 했다.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고, 그간 해오던 역할과 상반되기도 하고, 아이의 엄마, 또 첫 사극까지 저에게는 처음인 부분이 너무 많았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컸지만, 그 마음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태진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조윤서는 "감독님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편집하신 이후에 '가장 큰 수혜자는 네가 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강빈 캐릭터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 주신 것 같다. 제가 끌려 나가고, 갇히는 장면에서도 모니터하시며 '윤서야. 너무 슬프다'면서 우셨다. 감수성이 풍부하신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연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서에게 '올빼미'는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때문에 자신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촬영장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그는 "모든 배우들이 그렇겠지만 칼을 갈면서 준비했다. 선배님들이 캐릭터로서 화면에 어떻게 서 있는지 알아야 해서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 나가 있었다. 다른 배우들을 모니터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했고, 거기에 맞춰서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았다. 제 촬영만 하면 그림의 일부만 보게 된다. 제가 없는 신에도 촬영장을 나가서 그림 전체를 보고, 필요한 요소를 더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윤서는 목격자의 투서를 들고 인조(유해진 분)를 찾아간 강빈이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장면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평소에 존경하던 유해진 선배님과 처음으로 호흡하는 장면이었고, 그 신 안에서 강빈의 감정이 휘몰아친다. 선배님도 신경을 많이 쓰신 게 느껴졌고,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다"면서 "그 장면의 지문이 '인조를 보다가 범인임을 깨닫는다' 단 한 줄인데 그 한 줄로 모든 리액션과 감정선을 구축했어야 했다. 집에서 혼자 찍어보기도 하고, 녹음도 해봤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갔는데 유해진 선배님께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느껴지는 대로 해보자'라고 하셨다. 그 말에 마음이 놓였고, 계산하지 말고 느끼는 대로 연기해보자고 결심했다. 선배님이 100을 넘게 주시니까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왔다. 너무 많은 감정을 한 번에 표출하면서 진이 다 빠지고 몸살이 나기도 했다. 힘든 신이긴 했는데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조윤서는 올해 초 개봉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최민식에 이어 유해진까지,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고, 또 성장했다. 그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때도 그렇고, 이번 '올빼미'도 내 인생에 다시 없을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찍었다. 내가 언제 다시 최민식 선배님과 같은 앵글에서 호흡하면서 찍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또 유해진 선배님과 찍게 됐다. '올빼미'에 함께 출연한 류준열, 조성하, 최무성 등 선배님들이 다 대단하시다. 두 작품을 연달아서 했지만, 이런 귀한 경험이 또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긴 공백 끝에 영화에 입문하게 돼서 영화에서 꿈 같은 일들을 하나씩 계단을 밟고 올라가고 있는 느낌으로 저 자신도 대견하고, 부모님도 좋아하신다"며 "오랜 공백 기간 힘들긴 했지만, 가만히 있지 않고 뭔가를 쌓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걸 보상받는 느낌이 든다. '내가 틀리지 않았구나. 시간을 헛보내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올해는 나를 증명하고, 보상받는 해였다"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하고, 건강 문제로 의도치 않은 3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조윤서는 연기에 대한 애정 하나로 버틴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 공백이 생기니까 작품이 끊기더라.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절대 짧지 않았다. 그래서 7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단역부터 하게 됐다. 영화 '창궐', 드라마 '마인'도 작은 역할로 출연했고, 쉽지 않았는데 연기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버틴 것 같다. 그 마음이 없었다면 진작 그만두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경계가 없는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주연과 조연에 얽매이지 않고,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고 싶다"면서 롤모델로는 전혜진을 꼽았다. 조윤서는 "올해 찍어둔 작품이 많아서 내년에 세 작품 정도 공개된다. 안정감이 있는데 그런데도 욕심이 생긴다. 쉰 지 한 달이 좀 넘어가는데 빨리 연기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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