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 PD "기안84, 방송과 실제 똑같아...계속 찍고 싶은 사람" [인터뷰 종합]
[OSEN=연휘선 기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PD가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웹툰작가 기안84를 앞세워 망하는 여행의 묘미를 전한다.
MBC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약칭 태계일주)'는 기안84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인연을 맺은 절친한 배우 이서언,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함께 남미를 여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극사실주의 여행 예능을 표방하며 지난 11일 첫 방송됐다. 프로그램이 방송 2회 만에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제치고 연장까지 확정된 상황. 이에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태계일주'를 연출하는 김지우 PD를 만나봤다.
김지우 PD는 "이른 시간대에 시작해서 조금 걱정했다. 일요일 4시 30분이 낯설기도 하고 저녁 예능으로 낯선 시간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제작진 모두 고무됐다"라며 들뜬 반응을 밝혔다. '태계일주'가 메인 연출로서 입봉작이기도 한 그는 "기안84와 같이 뭔가를 해보자고 생각하던 것에서 출발했다. 기안84가 스스로도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시청자도 좋아해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기안84와 김지우 PD는 '나 혼자 산다'에서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하며 PD와 출연자 이상의 친분을 쌓았다. '나 혼자 산다'에 다양한 스타들이 출연하는데도 그는 왜 기안84를 선택했을까. 김지우 PD는 "담당 연출을 오래 해서 많이 봐왔다"라며 "제가 선택했다기 보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같이 뭐 할까'를 얘기했다"라고 털어놨다. 나아가 그는 "기본적으로 둘이 보내는 같이 하는 일상의 시간이 많았다"라며 "그 과정에서 서로 뭘하는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이라 같이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에 '태계일주'는 종잡을 수 없는 기안84의 면모를 살려 여행 시작일과 장소, 도착일과 장소만 정한 채 촬영됐다. 그 사이 일정은 장소도 시간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 김지우 PD는 "제가 의도한 건 아닌데 저희 프로그램 보시면서 기안84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는 측면 중 하나는 낯선 문화에 대한 편견이 덜하다는 것 같다. 그 분들을 어떻게 보면 낯설고 어렵고 그 분들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부분들이 있어서 시청자 분들이 보기에 다가간 것 같다"라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 기안84를 치켜세웠다.
김지우 PD는 또한 "기안84가 짐 가방 하나만 들고 남미 여행을 갔는데, 옷 두 벌만 가져간 거다. 그러면 현지에 가서 새로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실제 피라냐가 있는 아마존 강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자유로웠고, 악어 고기를 먹거나 체험하는 것에 있어서 정말 대범하다고 느꼈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에 그는 "방송계에서 볼 때는 실생활과 방송이 차이가 없는 사람"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지켜보는 게 너무 재미있고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다. 그래서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욕하는 것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그런 기안84를 위해 '나 혼자 산다'에서 호흡한 배우 이시언이 여행 메이트로 함께 했다. 여기에 래퍼 쌈디, 위너의 송민호, 코미디언 장도연 등 역히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이 스튜디오 촬영으로 함께 하는 바. 김지우 PD는 새로운 멤버가 아닌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을 살린 라인업에 대해 "기안84와의 관계성을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이시언이 KBS 2TV 드라마 '진검승부' 촬영 때문에 도저히 출연할 수가 없었는데 촬영 팀에서 극적으로 배려를 해줘서 함께 할 수 잆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유튜버 빠니보틀은 '나 혼자 산다' 출신이 아닌 새 멤버다. 이에 김지우 PD는 "생각보다 빠니보틀님이 기안84, 이시언을 잘 맞춰줬다. 저희끼리는 '빠니보필'이라고 불렀을 정도"라고 말했다.
촬영 과정에서 고산병으로 인한 고충, 높은 지대를 장비를 들고 오르는 스태프들의 악조건, 페루 라파스에서 시위가 도시가 봉쇄될 뻔한 아찔한 순간들도 펼쳐졌다. 김지우 PD는 "현장에서도 너무 적은 수의 스태프들이 있고, 계속 뻗어나가는 여행인데 조금 많이 고민도 하고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래서 '이번 주만 버티자'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그는 시즌2 등에 대해서 말을 극도로 아꼈다. 김지우 PD는 "계속 '아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일단 계속해서 연장된 7회까지 완성도와 재미를 보여드리고 싶어서다. 일단 이번 여정까지 같이 가는 게 중요한 목표다. 이걸 조합하고 정리해야 다음 것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급하게 가지 않고 시청자 분들이 같이 가실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김지우 PD는 "망하는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다. 연인이나 부모님과 떠난 정제되고 잘 준비된 여행과 달리 숙소도 별로고 음식도 맛 없는데 '찐친'과 가니까 재미있다는 느낌을 드리고 싶다"라며 "'절교 1초 전'이라고 했을 정도로 출연자들끼리 여행 스타일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있고 그걸 모두 뛰어넘게 하는 압도적인 풍광에서 오는 신비함도 있다"라고 자부했다.
끝으로 그는 "제목처럼 태어난 김에 훌쩍 떠나는 느낌만큼은 줘보고 싶었다. 그 해방감이 관건이다. 저희 프로가 어떻게 보면 거창한데 어떻게 보면 대책없다. 세게일주는 거창한데 태어난 김에는 대책없는 느낌이다. 그런 아이러니를 잘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