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증시 전망] 산타 랠리 없는 코스피···"대규모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 우려"
금투세 유예 긍정적 영향 전망
양도세 회피 물량 우려 커져
미디어·콘텐츠, 해외건설
방위산업, 원전 등 주목
올해 국내 증시에 산타는 찾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연말 지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주 국내 증시에서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 결산)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며 시장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NH투자증권(005940)은 다음주 코스피 밴드를 2310~2410포인트로 제시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의 2년 유예가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추세적 상승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요건 상향이 부결되면서 양도세 회피 물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전 주 대비 46.33포인트(1.96%) 내린 2313.69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장기금리의 변동 폭을 ±0.5%로 확대하며 지난 10년간 고수해온 초완화적 통화정책 전환의 첫발을 내딛으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또 긴축 우려가 확산하고 국회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개인들의 세금 회피용 매물도 증시를 짓눌렀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추가 금리인상 우려감이 커졌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개인투자자들이 754억 원, 외국인투자가들이 303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1조 219억 원 순매수했다.
다음 주 북클로징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밴드를 2310~2410포인트로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모멘텀은 시장의 시대와 중앙은행 스탠스의 각극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며 "아직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저점이 확인되지 않은 시기라 실적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의 2년 유예가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투세는 이른바 주식시장 개인 '큰 손'들의 등을 떠미는 정책으로 꼽혔다. 큰손들이 금투세를 회피하기 위해 국내 증시에서 해외 증시로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증시 지수가 폭락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 금투세 도입을 반대해왔다. 유튜브 채널 ‘와이스트릿’은 총상금 2500만 원을 내걸고 ‘금투세 유예’를 관철하기 위한 청원 동의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금투세 부과 유예가 코스피 상승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요건 상향이 부결되면서 양도세 회피 물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 요건 상향이 부결되면서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물량이 나온다는 분석이다. 여야는 대주주 양도세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1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하는 정부안을 두고 논의했지만 현행대로 유지된다. 개인투자자는 한 종목을 10억 원 이상(직계 보유분 합산 기준)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주식 양도 차익의 20%(3억 원 이상 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연말에 주식을 팔고 연초에 다시 사들이는 경향이 있다. 올해 양도세 과세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올해 거래 폐장일(29일) 2영업일 전인 27일까지는 주식을 팔아 종목당 보유 금액을 10억 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요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양도세 회피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대주주 양도세 종목당 보유액 기준이 20억~30억 원으로 정해질 것을 기대했지만 기존안인 10억 원으로 유지할 것으로 발표되자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3위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7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4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더욱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증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43.0% 줄어든 7조 9097억 원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적자 전환해 6036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테슬라가 특정 전기차 모델의 할인 폭을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수요 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21일부터 31일까지 전기차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 신차를 인도하는 고객들에게 7500달러(약 962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연말 모델3와 모델Y에 대한 할인 혜택은 테슬라가 이달 초 발표한 3750달러의 할인에서 두 배로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관심 업종으로 미디어·콘텐츠, 해외건설, 방위산업, 원전 등을 제시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정책 테마로는 정부의 신성장 4.0과 내년 경제 정책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모빌리티와 2차전지 분야와 아직 발전단계가 미약한 우주탐사, 양자기술, 스마트농업 분야는 테마 형성이 어렵다. 이들을 제외하면 스마트그리드, 콘텐츠, 해외수주 정도가 유력한 분야라고 판단된다”라고 했다.
한국은행은 27일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28일 기업 체감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한다. 29일에는 통계청이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올해 국내 증권시장은 29일까지만 거래하고 30일은 열리지 않는다. 새해 첫 개장은 1월 2일로 평소보다 한 시간 늦은 오전 10시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다만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 청산이나 TR보고 업무는 휴장일 없이 정상 운영된다. 이달 말을 결산배당기준일로 정한 상장법인의 배당락일은 이달 28일이다. 27일까지 주식 매수시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연말을 결산배당기준일로 정한 상장법인의 배당락일은 12월28일로 정해졌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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