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만 2700채, 266억 전세사기”…‘빌라왕’ 뺨친 ‘건축왕’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2. 12. 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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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베란다에 전세사기 구제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지역은 나홀로아파트와 신축빌라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출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주택을 대거 차명으로 보유하고 전세계약을 체결해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전세사기 일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모두 기각됐다.

24일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소병진 부장판사)는 사기 및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건축업자 A씨(61)와 공인중개사 4명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해 소명되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및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들의 출석 상황, 심문에 임하는 태도, 일정한 주거와 직업, 가족 등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 볼 때 제출된 기록만으로는 현 단계에서 반드시 구속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 일당은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327가구의 전세 보증금 266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일당은 자금 경색으로 계약 만기가 도래했을 때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고, 보유 물건이 임의경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전세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일당은 근저당이 잡혀있는 탓에 계약을 꺼려하는 세입자들에게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이행보증각서를 마치 안전한 제도인 것처럼 속여 계약을 성사시켰다.

A씨는 10년 전부터 임대사업을 시작해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2700채의 주택을 보유 중이다. 이는 빌라 1139채로 임대사업을 영위했다가 세입자 보증금을 편취한 채 사망한 ‘빌라왕’의 두 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A씨는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공동주택을 지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차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7월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고소가 집중되면서 경찰의 전세사기 전담팀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씨 외 4명을 대상으로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명의를 빌려주거나 물건을 소개한 중개보조원과 임대업자를 포함한 공범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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