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쌤 울려야···에스엠 주가 오른다?" [어썸라이브]

서지혜 기자 2022. 12. 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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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과 얼라인파트너스의 악연, 주가 영향은
[서울경제]

내 월급 지키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놀라운 돈의 발견 어썸머니, 여러분의 투자 메이트 ‘어썸 라이브’입니다. 어썸라이브 1회는 ‘하락장 속 빛나는 엔터주, 에스엠은 또 다른 호재가 있다?’라는 주제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이번 어썸라이브를 통해 우리가 투자한 종목의 지분 구조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합니다.

[바쁜 분들을 위한 기사 1분 요약]

1.에스엠 지분을 1%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지난 3월에 이어 또 다시 에스엠에 주주서한을 보냈음.

2.주주서한은 ‘자회사 관련 거버넌스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함.

3.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외국인 등 에스엠 주식 순매수 중.

4.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전 에스엠이 얼라인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에 촉각.

지분 1% 주주의 도발···큰 손이 반응했다

지난 19일 에스엠은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이라는 사모펀드 운용사로부터 주주서한(편지)을 받습니다.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1)구조적 거버넌스를 개선하라

2)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워라

이 소식이 전해진 후 19일 당일 에스엠의 주가는 4.1% 오르며 장을 마쳤습니다. 물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는 계속되고 있는 중입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중 20일 하루를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에스엠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연기금도 이달 들어서만 100억 원 정도를 매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얼라인의 주주서한이 큰 손 투자자들에게는 ‘사라’를 알리는 긍정적 시그널이 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사실 얼라인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은 고작 1.1%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에스엠의 최대주주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이며 KB자산운용도 주요 기관투자자입니다. 국민연금은 최근 에스엠의 지분 보유 비중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에스엠은 소액주주 비중이 약 70% 정도로 높은 편인데요. 얼라인의 지분 보유 비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합니다. 그런데도 큰 손 투자자들이 얼라인의 행동에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얼라인과 에스엠의 악연은 지난 3월로 거슬러올라갑니다. 얼라인은 3월 2일 에스엠에 ‘라이크 기획과 계약을 종료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라’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 있습니다. 당시 7만 원 대 초반이던 에스엠 주가는 한 달만에 8만 원 대까지 치솟았습니다.

라이크기획은 1997년 설립된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2000년부터 에스엠과 프로듀싱 용역 계약을 맺고 에스엠이 매 해 매출의 6%를 인세로 지급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프로듀싱 용역 계약은 음반 자문과 기획 등을 말합니다. 에스엠은 올해 상반기 이 회사에 에스엠 전체 영업이익 386억 원(연결기준)의 30% 규모인 114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얼라인은 바로 이 용역 비용을 ‘일감 몰아주기’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을 종료하라고 요청한 건데요. 결국 에스엠은 6개월 여만인 지난 9월 ‘라이크 기획과 계약을 조기 종료하겠다’며 백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에스엠의 주가는 18% 이상 올랐죠. 주가의 흐름과 큰손 투자자들의 반응만 보면 얼라인의 요청은 꽤 합리적인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도발···3월 주총에 쏠린 눈

그렇다면 에스엠이 라이크기획과 계약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현재, 얼라인은 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 걸까요. 이번 얼라인은 에스엠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핵심이 되는 자회사가 에스엠이 각각 지분을 42%, 59% 보유하고 있는 ‘에스엠 브랜드마케팅’과 ‘드림메이커’입니다. 두 회사의 나머지 지분은 이 프로듀서 및 기타주주가 많은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에스엠브랜드마케팅은 광야클럽과 NFT 등 장차 에스엠 성장에 핵심이 될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드림메이커는 공연, 콘서트를 관리합니다. 얼라인은 이번 주주서한에서 이 두 회사의 관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얼라인 측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중요한 성장사업인데 다른 자회사에 비해 지분을 적게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와 그 지인이 지분 확보를 늘리는 동안 경영권을 충분히 방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결국 “‘국내 최대 K-pop 기업’인 에스엠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위해 최대주주의 이익이 되는 경영이 아닌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영을 하는데 최선을 다 해달라”는 요청인 셈입니다. 나아가 연결 대상 자회사의 실적이 저조해 에스엠의 연결 기준 실적을 낮추는 문제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이 중 공시 대상이 아닌 자회사의 경우 투자자들이 회사의 경영 내용을 투명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라’는 게 이번 주주서한의 골자입니다. 그리고 주주서한은 “이같은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있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캠페인 등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데요.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결집하겠다는 주장입니다.

얼라인의 이같은 요구사항을 에스엠이 받아들일까요? 지난 3월 라이크기획과 계약 종료 요구는 6개월 만에 수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프로듀서와 다른 대주주들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방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백기사’를 부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얼라인의 목표는 한 가지 ‘주가 올리기’···주주 행동주의 실험 통할까

하지만 그런 행동이 장기적으로 에스엠에 도움이 될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얼라인의 목표는 한결같습니다 바로 ‘에스엠 주가 상승’인데요. 얼라인은 자신들의 요청사항이 해소돼야 주주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는 바로 이런 얼라인의 요구가 ‘맞을 수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주식회사인 에스엠의 선택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일부 대주주들의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경영과 실제로 회사의 경영 실적을 높여 장기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방법을 찾는 경영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에스엠의 선택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다소 명확해 보입니다. 얼라인의 이런 요청을 경제학 용어로 ‘주주행동주의’라고 부릅니다. 최근 흥국생명 사건 등 대기업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실험이 이번에도 통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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