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략·공공사업·신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탈출구 찾는 건설사들[건설이 흔들린다]③

박승희 기자 2022. 12.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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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공사비 급등·자금 조달 어려움…복합 위기에 건설사들 '비상'
중소건설사 줄도산 현실화…위기감 닥친 중견사, 생존 전략 마련 박차

[편집자주] 금리인상으로 부동산거래가 급랭하면서 건설업계의 한파가 뚜렷해지고 있다. 말단부인 지방과 중소-중견건설사들의 부도리스크가 수도권과 서울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뉴스1>은 미분양 급증에서 비롯된 '건설한파'의 현황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제언과 해결책을 3회의 기획취재를 통해 살펴본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2.12.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수년간 호황이었던 주택 시장 침체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한파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업계는 생존을 위한 새 먹거리 발굴에 분주하다. 우리 영토 밖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 건설사들부터 매출이 안정적인 공공사업, 건설을 벗어난 신사업까지 손을 뻗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탈출구를 찾는 모습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파른 금리 인상과 공사비 급등, 물류 및 자금 조달 차질, 경기 침체 등 대내외 변수가 복잡하게 꼬이며 건설사들의 위기감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20·2021년 전국 아파트값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던 주택 시장은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금리 인상,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매수세는 위축됐다.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1.72% 내리며 9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5만 가구에 달하고, 미계약 물량도 느는 추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빗장도 잠겨 돈줄이 마르며 섣불리 주택 사업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214건으로, 지난해 동기(153건)대비 39.86% 증가했다.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종합건설업체로 등록된 건설사 중 총 5곳이 부도가 났다. 지난해(2곳)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방 중소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중견건설사에도 위기감이 번지는 모습이다.

대형사들보다 시장 변동에 취약한 중견사들은 부동산 시장 한파를 뚫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향세를 탄 주택 사업을 뒤로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했던 해외 사업 발주가 곳곳에서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감 선점을 위해 바쁘게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중견사 중에는 코오롱글로벌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사우디 네옴시티 사업 참여를 위해 현지 엔지니어링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산업·건축·전기 및 기계 유틸리티·인프라 등 건설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 회사가 지분투자한 국내 스마트팜 업체 '올레팜'과 손잡고 사우디 내 K-스마트팜 구축에도 나선다.

모듈러 건축기술을 보유한 중국의 브로드사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2024년 말까지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사업 진출과 모듈러 건축을 비롯한 친환경 탈현장공법 전반 사업의 진출에 힘을 모은다는 내용이 골자다. 인도네시아 수도이전사업 사업진출 전략 마련을 위해 만든 민관공동협력체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공사업으로 혹한기를 버텨내는 전략을 택한 건설사도 있다. 공공사업은 이익은 적지만 돈을 떼일 염려가 없고 꾸준히 매출을 일으킬 수 있어 관심이 높다.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도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앞서 여러 공공사업에서 입지를 다져왔던 계룡건설은 한국주택도시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발주 사업 등을 다수 수주하며 먹거리를 확보했다.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기도 한다. 우미건설은 지난해부터 자산운용사 협업과 프롭테크에 대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주택 외로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와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시공도 늘렸다. 아이에스동서는 폐기물, 폐배터리와 같은 친환경 사업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사업이라는 바퀴 한쪽이 무너졌을 때, 다른 바퀴가 튼튼하면 어려운 시장을 견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며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부동산 시장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주택 사업에 치우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한 건설사들이 버티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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