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꺾은 리쉬안하오 '치팅 논란'에 중국 바둑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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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둑계가 심각한 '치팅(cheating) 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바둑이 끝난 직후 같은 중국 국가대표인 양딩신(24)이 공개적으로 리쉬안하오를 저격했다.
중국 국가대표 동료인 양딩신이 사실상 리쉬안하오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 바둑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리쉬안하오는 지난해에도 부정행위 논란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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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중국 바둑계가 심각한 '치팅(cheating) 논란'에 휩싸였다.
치팅은 바둑이나 장기, 체스 등 보드게임에서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 등 부정행위를 뜻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14회 춘란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 4강전이다.
중국 랭킹 2위 리쉬안하오(27)가 예상을 뒤엎고 세계 최강자로 평가되는 신진서(22) 9단에게 완승을 했다.
당시 리쉬안하오의 바둑은 AI 일치율이 무려 85%에 이르며 사람이 뒀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했다.
올해 외국 기사들을 상대로 32연승까지 거뒀던 신진서 입장에서는 드물게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런데 바둑이 끝난 직후 같은 중국 국가대표인 양딩신(24)이 공개적으로 리쉬안하오를 저격했다.
춘란배 8강전에서 리쉬안하오에게 패했던 양딩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리쉬안하오와 20번기를 하고 싶다. 모든 신호가 차단된 대국장에서 화장실에 가면 안 되고 시간제한도 없이 하루에 한판씩 두자. 대국이 끝난 뒤 기보를 공개해 평가도 받자"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내가 (리쉬안하오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라면 내년 LG배 결승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라며 초강경 입장을 밝혔다.
중국 국가대표 동료인 양딩신이 사실상 리쉬안하오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 바둑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리쉬안하오는 지난해에도 부정행위 논란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후반인 리쉬안하오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국 랭킹이 20∼30위권에 머물렀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랭킹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 실력이 급상승하는 바둑 특성상 리쉬안하오처럼 20대 중반 이후 성적이 크게 오르는 것은 특이한 사례다.
양딩신의 글에는 커제, 천야오예, 딩하오 9단 등 다른 중국 기사들도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 등으로 호응했다.
하지만 리쉬안하오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물증은 전혀 없다.
중국 측도 대국 전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 소지 여부를 검사했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 리쉬안하오의 '치팅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졌지만, 정작 당사자는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다.
대신 중국기원이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위빈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23일 "SNS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았거나 허위 정보를 퍼트려서는 안 된다"라며 "양딩신은 국가대표팀 규정을 위반했다"라며 징계 의사까지 내비쳤다.
위빈 감독의 개입으로 리쉬안하오의 치팅 의혹이 일단 사그라들겠지만, 중국 대표선수 간의 불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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