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김기현, 나경원, 권성동…윤 대통령이 가장 예뻐하는 후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100% 책임당원 투표와 결선투표 도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국민여론조사가 없어지면서 민심(民心) 보다는 당심(黨心)이 확실하게 받쳐주는 후보가 유리하게 됐죠. 그렇다면 당심을 견인할 수 있는 윤심(尹心)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윤심을 얻는자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과연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누구에게 있는 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승민 대항마 친윤 주자는 누구
국민의힘 당헌·당규 개정으로 당권 주자들의 셈법이 더 복잡해 졌습니다. 최대 관심사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의 대항마가 누가 되느냐 입니다. 압도적인 당심을 얻는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그 누구도 연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이기기 힘든 구도 입니다. 전당대회가 내년 3월 초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고, 합종연횡 움직임도 보입니다. 주자들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당심에 호소하는 것은 물론 당내 공부모임에 참석하고, 시사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습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심이 저렇게 생각을 하니까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이고 그걸 지도부가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알 수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예뻐하는 낙하산 후보가 상당히 유리할 것 같다"고 밝혔어요. 절대 강자가 없는 싸움에서 윤심의 향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습니다.
현재 자천타천 거론되는 주자들은 김기현·권성동·윤상현·안철수·조경태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대표, 권영세 통일부·원희룡 국토교통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10여 명이나 됩니다. 비윤 유승민 전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친윤계 또는 범 친윤계로 분류되고 있죠.
그렇다면 윤 대통령이 가장 예뻐하는 후보는 누구일까요. 안철수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으로 불리지만 윤심의 종착지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나 전 의원도 최근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로 임명된 사실을 고려하면 윤심과 다소 거리가 있어요. 나머지는 고만고만한 친윤 후보들인데 교통정리가 돼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기현 의원과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김장 연대설'이 부상하고 있죠. 김 의원이 윤 대통령의 측근인 장 의원과 연대한다면 이는 곧 윤심이 김 의원에게 있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는 것이죠. 김 의원과 장 의원 둘 다 이런 연대설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어요.
장 의원은 21일 친윤계 의원 모임인 '국민공감'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맞선 본 지 얼마 안 됐다. 벌써 결혼하라고 그러는데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데이트 중이다. 그 정도 보시라"고 말했어요. 김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김장 잘 담가서, 맛있게 식단에 올려서 국민들의 건강과 정치권에 영양분이 잘 공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김장 연대설'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입니다.
◇'김장 연대' VS '김나 연대' 판 달군다
김기현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과 손을 잡는 '김나 연대설'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나 전 의원과 김 의원의 연대인데 실현된다면 꽤 파괴력이 있는 조합입니다.
김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나경원 전 대표와 아주 코드가 잘 맞고 그동안 일하면서 많은 공감대를 이루어왔던 분이다"면서 "최근에도 수시로 대화를 나눈 사이기 때문에 앞으로 역할을 잘 분담해서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이 잔뜩 구애를 하고 있는데 '김나 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연대를 하려면 둘 중 한명이 당권을 포기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아요. 김 의원은 출마를 선언했고,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룰 개정으로 출마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대로 전당대회를 치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율 1위 나 전 의원이 가장 유리해 보이기 때문이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나 전 의원을 지목했어요. 그는 19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전당대회 룰이) 10 대 0이렇게 바뀌면 바로 나경원 의원이 출마 선언할 것 같다. 그러면 이제 나 의원이 다크호스로 뜬다"고 말했습니다.
친윤 세력이 단일화를 한다면 결국 나 전 의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상범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친윤계 중에 보면 나경원 전 대표, 그 다음 김기현, 그 다음 권성동, 일단 주요한 분은 세 분이고. 어느 정도 우열이 정해진다면 아마 단일화를 하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어요.
나 전 의원도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는 20일 YTN '뉴스 라이브'에 출연해 "진짜 출마할 것이냐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면서도 "총선 때 표를 벌어올 사람 따져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총선 때 표를 벌어올 사람은 수도권에서 소구력이 있는 나 의원 자신이라는 의미로 들립니다.
◇외연 넓히는 안철수에 기회 올 수도
안철수 의원과 권성동 의원,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들도 꾸준히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친윤계 공부모임에도 참석했으며, 3박 4일간 대구·경북(TK)지역을 방문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습니다. 그는 21일 페이스북에 "대구가 필요하다고 부를 때 항상 가장 먼저 달려오겠다. 안철수에 당 대표 기회를 주신다면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 룰 변경에 따라 출마하지 않는다면 안 의원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윤심이 향하는 곳을 권성동 의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재로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은 권성동 전 대표다. 그래서 권성동이 굉장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권영세 통일부장관, 원희룡 국토부장관에 대한 '차출설'엔 당내에서 부정적 의견이 많습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그 양반들 심사를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고, 장제원 의원도 "그건 제가 잘 모르겠다. 무슨 차출이 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절대 강자가 없는 가운데 최대 변수인 윤심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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