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中 자유로워진 지방간 이동…여기 저기서 '콜록콜록'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2022. 12. 24. 10: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핵심요약
방역 완화로 지방 간 이동에 제약 요소 사라져
베이징→칭다오, 칭다오→베이징 이동기
체온 측정, 핵산검사 증명, 현지 핵산검사 폐기
감염자 섞인듯 객차 여기 저기서 기침 소리
칭다오 택시 기사도 콜록콜록…"속이 불편"
한산한 베이징 지하철 내부. CBS 안성용 특파원

21일 오전 베이징난짠(남역)에서 칭다오행 가오티에(고속열차)에 몸을 실었다. 칭다오에서 열리는 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지만, 제로코로나가 위드코로나로 대체된 이후 자유로워진 성·시간 이동 풍경을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난짠까지 이동은 지하철을 택했다. 베이징 동쪽을 남북으로 잇는 베이징 지하철 14호선은 출근 시간대 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평소 출근길 시민들로 북새통이었던 곳인데 코로나가 퍼진 베이징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난짠의 모습도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듯했다. 지하철에서 가오티에로 바로 이어지는 역사의 상점 상당수는 문을 닫았고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제로코로나 때 너무나도 익숙했던 체온측정기는 없어졌고 핵산검사 음성증명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제로코로나가 몸에 밴 사람들에겐 너무도 반가운 모습이었다.

베이징의 열차 탑승 시스템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플랫폼에 내려가기 전에 신분증을 일일이 등록해야 했다. 외국인은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칭다오 가기 위해 베이징난짠에서 줄 서 있는 시민들. CBS 안성용 특파원


번거로운 절차를 끝내고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방역 완화 전에는 마스크를 잘 쓰고,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 자동음성시스템이나 승무원들의 입을 통해서 무한반복 됐지만 이제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코로나에서 완치되지 않은 사람들도 탑승한 듯 가끔씩 여기저기서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났다. 기자 바로 옆에 앉았던 중년 여성도 커다란 휴지 뭉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연신 코를 풀어댔다.

3시간 30분의 여정 끝에 도착한 칭다오베이짠(북역). 코로나 시대에는 대합실을 나가려면 현지 건강앱을 설치하고 스캔해야 해 출구는 항상 북새통을 이뤘고 여기저기서 시비가 벌어졌다. 거기에다 건강앱을 스캔하라는 기계음이 계속 반복돼 짜증나게 만들었지만 그 풍경도 없어졌다.

방역 완화 이전에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거기서 다시 핵산검사를 받아야 했고, 코로나가 유행하는 곳에서 온 사람들은 도시에 못들어오게 했다. 심지어 격리소로 끌려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각 도시들은 정말 어이가 없는 각종 규제로부터 최근에야 해방됐다. 칭다오의 겨울 바람은 차가왔지만 한결 편리해진 이동은 자유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듯 했다.

칭다오베이짠에서 행사장까지는 택시를 탔다. 택시에 타면서 시작된 기사의 기침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 기사가 미안했던지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니고 속이 불편해서 그런거다"고 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한산한 칭다오 시내. CBS 안성용 특파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기자도 이미 감염됐다가 항원검사에서 연속 3일 음성이 나왔기 때문에 전염될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택시 기사는 칭다오에도 많은 사람들이 걸렸냐는 물음에 정말 많은 사람이 걸렸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등 1선 도시에 이어 2,3선 도시에서 확 퍼지고 있다는 것은 행사장에서도 확인됐다. 오프라인으로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던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돼 집에서 나오지 못했고 참석했던 사람들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까봐 이후 식사자리를 사양하고 귀가했다.

이튿날 돌아오는 여정은 칭다오 지하철-가오티에-베이징 지하철의 순이었다. 낮 시간대인데다 코로나 영향 때문인지 칭다오 1호선은 대부분의 좌석이 비어 있었다. 칭다오베이짠 입장 절차도 간단했다. 발열검사, 핵산검사 등이 사라져 예전에 혼잡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베이징으로 돌아오는 가오티에도 감염자들이 많이 탄듯했다. 칭다오와 베이징 중간에 있는 더저우에서 탄 한 여성은 심하게 기침을 하더니 미안하다며 다른 빈자리로 옮겼다.

코로나에서 점차 회복돼 차량들이 늘고 있는 베이징 시내 모습. CBS 안성용 특파원

 
기차는 오후 9시에 베이징에 도착했다. 돌아오는 지하철 14호선은 퇴근 시간이 지난 탓도 있겠지만 베이징이 코로나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썰렁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이미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도시는 점점 활기를 되찾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ahn89@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