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전통주산업법 개정..막걸리 업계 '한숨' [주간식품]

김범준 2022. 12. 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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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 "이번이 끝 아니다"…차기 북중미 월드컵 특수 기대
이른 설에 연말부터 선물세트 봇물…"가성비로 물가 부담 덜자"
'코카콜라' 이어 '펩시콜라'도 오른다..편의점 캔제품 200원 인상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12월 18~23일) 식품업계에서는 ‘원소주’ 히트로 점화된 전통주 기준 논란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까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전통주산업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쌀을 생산하는 지역농가의 반발과 정치권 논리까지 더해지면서 해를 넘길 전망이다.

먹거리 물가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다. ‘코카콜라’에 이어 ‘펩시콜라’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내년부터 콜라 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업계가 내년 설 명절을 맞아 올 연말 시즌부터 ‘설 선물세트’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물가 부담을 고려한 가성비를 높인 제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지난달 20일 시작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한 가운데 미국 라거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주목을 받았다.

버드와이저 “이번이 끝 아니다”…차기 북중미 월드컵 특수 기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나흘 앞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월드컵 기간 중 맥주 섭취가 유일하게 가능했던 카타르 도하 FIFA 팬 페스티벌 행사장 내 부스에서 판매용 맥주가 진열된 모습. 맥주는 한 사람당 500㎖ 캔 4개까지만 판매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8일 업계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공식 스폰서 버드와이저가 이목을 끌었다. 월드컵 개막 이틀을 앞둔 지난달 18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 주변에서 주류판매를 금지하자 월드컵을 통해 기대했던 대량 매출의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되면서다. 이에 데일리메일이나 더선 등 일부 외신들은 버드와이저가 다음 월드컵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후원계약금액 중 약 절반을 공제요청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버드와이저의 이같은 계획이 실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월드컵 개최지가 버드와이저의 본고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중미 지역이기 때문이다. 맥주 판매 금지로 기대했던 매출은 거두지 못했지만 브랜드 홍보효과는 톡톡히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에서 버드와이저를 판매하는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대형 스포츠 행사의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은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겠다는 정량적 개념의 프로모션과 다르다”며 “세계인들에게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를 노출해 선호도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주류판매금지 조치로 버드와이저 본사가 당황했다는 기사때문에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를 더욱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른 설에 연말부터 선물세트 봇물…“가성비로 물가 부담 덜자”

백제원 설 선물세트. (사진=디딤이앤에프)
지난 21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내년 설 명절을 맞아 식품 업계가 올 연말 시즌부터 설 선물세트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내년 설은 1월 하순으로 빨리 찾아오는 만큼 일찌감치 설 선물 소비를 겨냥해서다.

특히 최근 고물가로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고려해 주변에 부담 없이 선물하기 좋도록 가성비를 높인 2만원대 커피·티·과일청 선물세트부터 한우와 한돈 등 프리미엄 육류를 매장 가격대비 절반 이상 할인한 선물세트까지 내놓으며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22일부터 ‘2023년 설 선물세트’ 4종 판매에 들어간다. ‘이디야 비니스트 세트’, ‘이디야 올 어바웃 티 세트’, ‘이디야 과일청 세트’, ‘이디야 베스트 커피 세트’ 등으로 커피부터 과일청, 티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한 설 선물세트를 주변에 부담 없이 선물하기 좋은 2만~3만원대로 선보인다.

외식기업 디딤이앤에프는 지난 추석 ‘백제원 육류 선물세트’와 ‘백제원 혼합구성 선물세트’가 큰 호응을 얻은 점을 반영해 이번 설 선물세트도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구성했다. 매장에서 먹는 맛 그대로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매장 판매가 대비 50%가량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여기에 고물가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을 감안해 지난 설 선물세트보다 2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코카콜라’ 이어 ‘펩시콜라’도 오른다..편의점 캔제품 200원 인상

‘코카콜라(350㎖)’ 캔(왼쪽)과 ‘펩시콜라(355㎖)’ 캔 제품. (사진=각 사)
지난 22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005300)는 다음달 1일부터 ‘펩시콜라(355㎖)’ 캔과 ‘펩시 제로슈거(355㎖)’ 캔 제품 2개 품목에 한해 가격을 약 11.8%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두 제품은 연초부터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1700원에서 19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롯데칠성의 대표 탄산음료인 칠성사이다를 포함한 다른 탄산음료 브랜드는 이번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코카콜라도 지난 20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코카콜라제로, 몬스터 에너지 제품 가격을 내년 1월 1일부터 인상한다고 밝혔다. ‘코카콜라(350㎖)’ 캔과 ‘코카콜라제로(355㎖)’ 캔이 각각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00원씩 오른다. 1.5ℓ 페트(PET) 제품도 각각 3800원에서 3900원으로 100원 인상될 예정이다. 코카콜라 편의점 가격 인상은 2022년 1월 1일 이후 1년 만이다. ‘몬스터 에너지(355㎖)’ 캔 가격은 지난해 1월 1일 이후 2년 만에 2200원에서 2300원으로 100원 오른다.

음료 업계는 이번 콜라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외부 영향으로 인한 페트(PET)·알루미늄·원당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인상 등 제반 경비상승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해 넘기는 전통주산업법 개정…막걸리 업계 깊어지는 ‘한숨’

(그래픽=김일환 기자)
지난 22일 정부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막걸리와 청주 등을 전통주로 지정하고 기존 전통주 범위에 속해 혼용됐던 지역특산주를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통주산업법 개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산 농산물을 써야만 전통주로 인정한다’는 조건을 뺄 계획이었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수입 맥주와 와인·사케 등 막걸리 대체재 가격이 낮아져서다. 막걸리 제조업체도 생산원가 및 제품판매가 안정을 위해 절반 가량이 수입 쌀을 사용하는 상황도 고려했다.

현재 전통주산업법에 따르면 전통주는 국가지정 장인 또는 식품 명인이 제조한 ‘민속주’나 농업법인이 생산하고 지역농산물을 주원료로 만든 ‘지역특산주’만 해당한다. 반면 통상 전통주로 생각하는 막걸리도 수입산 쌀을 사용하거나 일반 주류제조사가 생산한 막걸리는 전통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장수막걸리, 국순당 막걸리, 지평 막걸리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외국인이 농업법인을 만들어 국산 포도와 사과 등을 가지고 외국 주종인 와인(포도주)과 애플사이더(사과주), 진(서양식 증류주) 등을 생산하면 지역특산주로서 오히려 전통주로 인정받는다. 미국 국적의 가수 박재범(제이팍)이 강원 원주에 농업법인 원스피리츠를 설립하고 올 초 선보인 이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증류주 ‘원소주’도 전통주로 분류된다. 전통주에 포함되면 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일반 주류는 금지된 온라인 유통망을 통한 전자·통신 판매가 가능하다. 또 주세 50% 감면 혜택도 받는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며 국내 전통 주류제조업체에 역차별로 작용하면서 전통주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막걸리 업계에서는 제조 주체나 재료 구분 없이 전통 막걸리 빚기 주조법을 따르면 모두 전통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쌀 농가에서는 값싼 수입 쌀 물량이 늘고 있는데 수입쌀을 이용한 막걸리도 전통주에 포함하면 쌀 가격 하락폭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여야 의원들도 수입 쌀을 활용하는 막걸리의 전통주 편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막걸리 업계는 제조 주체와 재료에 관계없이 막걸리를 모두 전통주로 편입하되 대형 제조사의 경우 온라인 판매와 주세 50% 감면 등 혜택은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 같은 전통주임에도 불구하고 국산 쌀과 수입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제조자 사이 차별을 두면 WTO나 관세와무역에관한일반협정(GATT) 주요 조항인 ‘내국민대우원칙’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잡한 속사정이 잇따르면서 전통주 기준 재정립의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상황이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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