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중국 경제 낙관론 부정… “내부 불균형 심각“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내부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를 내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경제 민주화,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뉴스1

크루그먼 교수는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의 미래는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으로 경제 대국 반열에 올랐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 거시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소득 불균형’이 임계치에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을 통해 이룩한 성장을 소수가 독점하고, 일반 국민은 배제되는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반 국민의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작은 중국이 내수 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것은 ‘부동산 버블’이지만, 이마저도 이어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중국 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9%이다. 이는 2000년대 미국 부동산 시장 버블 때의 두 배다.

그는 “버블이 꺼질 시기는 알 수 없다”면서,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면 언젠가 멈출 것이다’라는 ‘스타인의 법칙’을 언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버블이 갑자기 꺼지거나,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추락하지는 않더라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노동력 감소 현상도 중국의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강국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각종 경제연구소가 최근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의견을 바꾸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출산율 감소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중국의 생산연령인구는 지난 2015년부터 감소세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이어나가면서도 “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 강국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 아주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지적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